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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 이상열 감독 "남은 경기 출전 포기" 스포츠계 학폭 일파만파
입력 2021-02-20 19:32  | 수정 2021-02-20 20:54
【 앵커멘트 】
배구계에서 촉발된 학폭 논란이 사제지간뿐 아니라 스포츠계 전반으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프로배구 KB손해보험의 이상열 감독은 남은 경기 출전을 포기하겠다고까지 밝혔는데요.
문화스포츠부 조일호 기자와 스포츠계 학폭 문제 뉴스추적해보겠습니다.


【 질문1 】
조 기자, 이상열 감독은 2009년 일인데 왜 지금 다시 논란이 되고 있는 거죠?

【 답변1 】
발단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2009년 국가 대표팀 선수였던 박철우가 당시 코치를 맡았던 현 이상열 감독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피멍이 든 채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결국, 이 감독이 체육회로부터 '무기한 자격정지' 징계를 받고, 박철우가 고소를 했다가 이후 취하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된 것처럼 보였죠.

그런데 지난해 프로팀 감독으로 복귀한 이상열 감독이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학폭 논란에 대해 "인과응보가 있더라"라며 인터뷰를 했고, 이를 본 박철우가 "아직 변하지 않았다"고 분노하면서 12년 전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겁니다.


결국 이상열 감독은 "재차 사과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고, 구단을 통해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 질문1-1 】
근데 어제까지만 해도 남은 시즌 출전 안 한다 이 내용은 없었는데, 오늘 갑자기 입장이 바뀐 이유는 뭔가요?

【 답변1-1 】
네, 어제 인터넷에 한 게시글이 올라왔는데요.

현재는 삭제된 상태입니다.

당시 고3 학생이던 이상열 감독이 중학생이던 글쓴이를 때렸다는 내용인데요.

그래서 한때 이 게시글 때문에 이 감독이 갑자기 입장을 바꾼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구단 측은 "감독이 앞으로 출전하지 않는다는 내용은 어제부터 정해져 있었다"면서 "해당 글은 현재 삭제된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이 글 때문에 입장을 바꾼 게 아니라는 말이죠.


【 질문2 】
그렇군요.
처음 학폭 논란이 불거진 건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 폭로 때문 아닌가요?
지금은 사제지간뿐 아니라 다른 종목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 같은데요.

【 답변2 】
말씀하신 대로 첫 시작은 쌍둥이 자매에 대한 폭로였습니다.

현재 두 선수는 징계를 받고 어머니 집에서 자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그런데 이후 다른 선수들을 향한 폭로 글이 하나 둘 터져나오기 시작했고,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프로야구에서도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물론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훈련이라는 미명 하에 폭력이 쉬쉬 되던 문화가 매번 지적됐던 만큼, 다른 종목에서도 학폭 논란이 불거지는 건 시간문제로 보입니다.


【 질문3 】
일각에선 익명 폭로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할까요?

【 답변3 】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폭로 외에 달리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죠.

하지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예컨대 폭로 글을 썼다가 논란이 되면 글을 삭제해서 사실관계를 파악할 수 없게 되거나, 누굴 지목하는지 명확하지 않아 다수가 가해자로 지목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연예계에선 학폭 논란에 휘말린 조병규 씨가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네티즌과 작성한 확약서를 공개하면서 해당 의혹이 허위였음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 질문4 】
이번 학폭 논란과 관련해 가해자에 대한 비난 또는 징계가 어느 수준으로 맞춰져야 하는지도 논란이 되고 있어요?

【 답변4 】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의 팬카페를 보면요,

일부 회원들은 "지금 상황이 너무 가혹한 게 아니냐"며 가해자를 감싸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과거엔 폭력이 다반사였고, 더 큰 일도 많았다"며 폭력을 두둔했고, "잘 되는 게 꼴 보기 싫어서 그러는 게 안타깝다"고까지 썼습니다.

이에 대해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를 우려한 누리꾼들의 비판도 쏟아졌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카페를 폐쇄해달라는 청원글까지 올라왔습니다.


【 질문5 】
어찌 됐든 가해를 한 사실은 바뀌지 않으니까요.

전수조사 얘기도 나오던데, 실효성이 있을까요?

【 답변5 】
일각에선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데, 정작 마땅한 기준이 없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예컨대 얼차려를 준 것도 폭력에 해당하는지, 어느 정도까지 폭력으로 봐야 할지 사람마다 기준이 달라서 전수조사를 해도 실효성이 없다는 건데요.

또, 모든 선수를 잠재적 가해자로 보는 시선도 조심스러운 분위기입니다.

앞으로 터질 학폭 이슈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진상조사해 사실관계를 밝혀야 할 거고요.

더 중요한 건 지금부터라도 이런 문제가 다시 불거지지 않도록 철저히 예방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아무쪼록 이번 일을 계기로 스포츠계에 만연한 폭력이 근절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문화스포츠부 조일호 기자였습니다.

[ jo1ho@mbn.co.kr ]

영상편집 :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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