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여수서 발견된 '정체불명' 땅굴…일제 항공기지 가능성?
입력 2021-02-19 08:26  | 수정 2021-02-26 09:05
여수시 신월동의 한 공사장에서 발견된 지하 구조물 / 사진=여수MBC 방송화면 캡처

전남 여수의 한 해안가 공사 현장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땅굴이 발견돼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여수 MBC 보도에 따르면 지름 1미터가 넘는 관로를 40미터 가량 지나면 사람이 서서 걸을 수 있을 정도의 넓은 굴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이 지하 구조물은 사람이 서서 걸을 수 있을 정도로 넓고 길이도 수십m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조물 안에는 모래주머니를 비롯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장비도 발견됐습니다.

여수시가 보유한 하수관로에도 기록이 없고, 과거 이 부지를 소유했던 공장에도 관련 기록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누가, 언제 설치했는지도 확실치 않아 궁금증이 더해지는 가운데 '일제강점기 당시 항공기지 시설'인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문헌이 나와 주목됩니다.


어제(18일) '역사공간 벗' 대표 연구원인 주철희 박사에 따르면 최근 여수시 신월동의 한 공사장에서 발견된 지하 구조물이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항공기지 위치도와 일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2015년 여수 지역에 남아 있는 일제 강점기 시설을 조사해 책을 펴낸 주철희 박사는 "구조물이 발견된 위치가 일본 강점기에 만든 항공기지와 정확히 맞아떨어진다"며 "비행기 연료를 공급하는 연료고나 군수품 창고로 쓰였던 벙커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여수시는 최근 누수 민원을 이유로 구조물의 입구를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시멘트로 메워버린 상황입니다.

주 박사는 "당시 이 항공시설은 일본 해군 202부대가 주둔했는데 수상 활주로와 군수 공장 등 2가지 용도로 쓰였다"며 "지금이라도 근대 문화유산으로 등록해 역사적 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문희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 mhw48@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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