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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나이 얘기, 더 이상 안 나오게 만들고 싶다"[캠프人]
입력 2021-02-18 10:58 
최형우가 지난해 골든 글러브를 받은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솔직하게 말하면 나이 얘기가 더 이상 안 나오게 만들고 싶다."
KIA 최형우(38)가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며 한 말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맞게 되는 시즌. 하지만 최형우는 '에이징 커브'라는 말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와 관련된 얘기가 나오면 "아직 신경 쓸 나이가 아니다"라는 단호한 대답이 돌아온다.
그러나 최형우도 나이 신경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숫자가 주는 무게감은 분명히 있다.
다만 나이를 신경쓰지 않아도 좋을 만큼 몸 상태가 잘 유지되고 있다. 때문에 나이에 대한 부담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세상에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사실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최형우는 지난해 타격왕을 차지한 뒤 "나이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는데 만족한다. 주위에서 자꾸 나이를 얘기하는데 정말 나는 모르겠다. 그저 늘 하던대로 준비하고 시즌을 맞이하고 있고 힘들 줄 모르고 뛰고 있다. 나 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나이에 지장을 받지 않고 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편견 때문에 기회를 잃는 선수들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고 했었다.

나이를 뛰어넘은 최형우의 비결은 꾸준한 준비에 있다. 아직 하루도 허투루 보낸 기억이 없다.
비 시즌에도 꼭 날짜를 맞춰 개인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누구나 다 한다고?
최형우는 다르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땀을 흘린다. 중요한 약속이 있어도 훈련을 한 뒤 약속 장소에 나간다.
끊임 없이 움직이며 준비하는 것이 최형우의 루틴이다.
하루 쯤 빼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최형우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원래부터 가만히 있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다. 몸이 쉬는 걸 싫어한다. 매일 훈련을 해야 마음도 편하고 몸도 편하다"고 답했다.
최형우는 "내가 느끼기엔 실제 나이도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다. 몸이 예전과 다르다면 나이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전혀 그런 부담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세상에서 얘기하는 그런 수준의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으로 서른 일곱이다. 아직 나이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몸 컨디션은 좋고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 세상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털어 놓았다.
최형우의 가치는 FA 계약이 증명을 한다. 최형우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KIA와 3년 47억원에 계약했다.
계약금 13억원, 연봉 9억원, 옵션 7억원 등 총액 47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최형우는 지난 시즌 140경기에서 타율 0.354, 28홈런 185안타 115타점 93득점을 기록했다. 타율 1위, 타점과 안타 4위다. KIA 4년 통산 기록은 561경기에 출전, 타율 0.335, 677안타 96홈런 424타점이다.
홈런 숫자는 조금 줄었지만 여전한 타율과 타점 생산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홈런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장타율은 0.590으로 최정상급 기록을 찍었다.
"나이를 신경쓰지 않는다"는 그의 큰 소리고 결고 헛되이 들리지 않는 이유다.
최형우는 올 시즌에도 KIA 중심 타선을 책임져야 한다. 최형우가 빠진 KIA 타선은 아직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만큼 비중이 큰 선수다.
그런 그가 나이와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다시 한 번 나이를 숫자에 불과한 편견 속으로 가둬둘 수 있을까. 그렇게 된다면 KIA는 좀 더 큰 꿈을 꿀 수 있게 될 것이다.
butyou@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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