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민정수석 배제' 논란…청와대에 무슨 일이?
입력 2021-02-17 19:22  | 수정 2021-02-17 20:47
【 앵커멘트 】
청와대가 신현수 민정수석 사의 표명과 관련해 해명했지만, 여전히 논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야권에서는 조국라인과 신현수 수석의 충돌이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사회부 이혁근, 정치부 조창훈 기자와 함께 논란의 이유가 무엇인지 조금 더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질문1 】
이 기자, 청와대 해명에 따르면 박범계 법무장관과 신현수 민정수석이 검사장급 인사를 놓고 충돌했다고 하는데, 당시 검찰 인사 내용부터 설명해주시죠.

【 이혁근 기자 】
검사장급 인사는 총 4명에 대해 이뤄졌는데요. 가장 큰 관심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거취 문제였습니다.

아시다시피문재인 대통령의 대학 후배이자 윤석열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자리를 지켰습니다.

또 윤 총장 징계에 관여했던 대검 참모들도 전원 유임됐습니다.


'추미애 라인'으로 불리며 윤 총장 징계에 앞장섰던 심재철 검사장은 라임 수사를 지휘하는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고교 후배인 이정수 검사장은 핵심 요직인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발탁됐습니다.

수사 부서로 복귀가 점쳐졌던 한동훈 검사장은 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그대로 법무연수원에 머물게 됐습니다.


【 질문2 】
사실상 박범계 장관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고 볼 수 있는데,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의 입장은 달랐나 보죠.

【 조창훈 기자 】
지난 5일 금요일엔 법무부가 박 장관과 윤 총장의 회동 사진을 공개하며 관심을 끌었는데요.

하지만 법무부가 그로부터 이틀 뒤, 그것도 일요일에 검찰에는 알리지도 않고 인사 발표를 하면서 '기습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검찰 내부에서는 "20년 넘게 검사 생활하면서 일요일에 인사내는 건 처음 본다"는 의견도 나왔는데요.

신현수 청와대 민정수석은 갈등 봉합 차원에서 윤 총장의 의견을 가급적 받아들이는 쪽으로 조율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검찰 인사안에 대한 조율이 안 끝난 상태에서 박범계 법무장관이 문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검찰 인사를 발표했습니다.

신 수석 입장에서는 박 장관이나 문 대통령에게 자신이 배제당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사결정 과정을 낱낱이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또한 "조율하는 과정은 민정수석까지"라며 "대통령은 결부시키지 말아 달라"고 다소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 질문3 】
민정수석 의견 없이 검찰 인사를 냈다는 건데, 어떻습니까 관행에 맞습니까?

【 이혁근 기자 】
법을 살펴봐야 합니다.

검찰청법에는 검사 인사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제청하면 대통령이 하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통상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민정수석이 검사 인사에 대해 납득할만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는다는 건 총장이 검사에 대한 부당한 외압과 인사로 인해 수사팀이 와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박 장관은 검찰총장의 건의사항을 인사에 반영하거나 협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박범계 / 법무부 장관 (지난 4일)
- "말 그대로 '의견을 들어라'라고 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은 '협의'라는 개념보다는 저는 좁게 해석합니다."


【 질문4 】
세간의 관심은 신 수석과 박 장관의 갈등 보다는 이광철 민정비서관에 더 쏠리는 것 같습니다.

【 조창훈 기자 】
청와대는 신현수 민정수석과 이광철 민정비서관이 인사에 대해 같은 입장이며 갈등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파동을 신 수석과 조국 라인인 이 비서관과의 갈등이 터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은 청와대 내 대표적 '친 조국 인사'로 꼽힙니다.

지난해 12월 공수처법이 국회 문턱을 넘었을 땐 SNS에 "조국 전 민정수석과 가족분들이 겪은 고통을 기록한다"고 적기도 했는데요.

검찰 출신으로 합리적 성품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신 수석과 충돌이 불가피했을 거란 평가가 일찌감치 제기됐습니다.

당장 "검찰과 장관 사이에서 검찰 편을 들다가 그 의사가 반영되지 않아 사의를 표명한 것 같다"는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의 반응은 친문진영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도 "이 정권의 진짜 민정수석은 신 수석인가 조국 전 수석인가"라며 조국 라인 인사들을 비판했습니다.


【 질문5 】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은 일반적으로 청와대가 공개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왜 이번에는 공개했을까요

【 조창훈 기자 】
청와대는 인사 관련 내용은 확인해 주지 않는 게 관례이지만 이번엔 불과 반나절 만에 기자단을 상대로 상세한 입장 설명에 나섰습니다.

이광철 민정비서관과 김영식 법무비서관에 이어 이진석 국정상황실장과 신 수석의 사의설까지 나오자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곧 검찰 중간급 인사가 있는데, 여기서 어떻게 협의가 이루어지는 지에 따라 이번 사태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영상편집 : 김경준
그래픽 : 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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