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시티은행의 역대급 실수…줄 돈은 89억 인데 1조 원 송금
입력 2021-02-17 17:56 
시티은행 / 사진 = 매일경제

미국 시티은행이 송금 실수를 저질러 곤경에 빠졌습니다.

CNN은 시티은행이 잘못 보낸 돈을 돌려받게 해달라고 투자자문업체 10곳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 뉴욕 법원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현지시간 16일 보도했습니다.

시티은행은 화장품 회사 레블론 대출을 중개해 주면서, 대출금 이자 800만 달러를 지급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수로 약 9억 달러를 송금한 것입니다. 애초 보내려던 금액의 100배를 넘습니다. 800만 달러는 대략 우리 돈 89억 원, 9억 달러는 우리 돈 약 1조 원 규모입니다.

지난해 8월 시티은행이 반환 소송을 냈지만, 아직 5억 달러, 우리 돈 5500억 원 정도를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통상 실수로 입금된 금액은 돌려받을 수 있도록 돼 있지만, 뉴욕주에는 돈을 받는 쪽이 송금 실수를 몰랐다면 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법 조항이 있습니다. 우연히도 실수로 송금된 돈이 채권자가 받아야 할 금액과 '십원 단위까지' 일치했고 채권자들은 문제가 없다고 인식했다는 것입니다.


채권자 가운데 두 곳인 브리게이드와 HPS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를 대리하는 벤자민 파인스톤은 "우리는 법원의 현명하고 섬세한 판결에 극도로 만족한다"고 말했습니다.

뉴욕법원은 "세계에서 가장 정교한 시스템을 보유한 금융기관 가운데 하나인 시티은행이 전례없이 10억 달러에 가까운 실수를 저질렀다고 믿는 것은 비이성적인 것에 가깝다"고 판단했습니다.

시티은행은 이번 판결에 반발해 항소할 계획입니다.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