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대형주 주춤하네…1분기 상승예상 중소형 종목은?
입력 2021-02-17 17:08  | 수정 2021-02-17 20:48
이달 들어 한국 증시가 횡보를 거듭하는 가운데 그동안 더디게 오르던 중소형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높은 기술력과 함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이른바 '차·화·반(자동차·화학·반도체)'이 증시를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1분기 실적 반등이 예상되는 '알짜' 중소형주가 주목을 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형주 위주로 주가가 급등한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증시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어 '키 맞추기' 장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들어 이날까지 9.06% 상승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를 대상으로 산출한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올해 들어 9.37% 상승하면서 전반적인 증시 호황을 이끌었다. 반면 시가총액 상위 101~300위 상장사를 기준으로 산출한 코스피 중형주 지수는 7.29% 올랐다. 특히 같은 기간 코스닥은 1.17% 상승하는 데 그쳐 극심한 대형주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부터 국내 증시는 대형주 위주로 상승세가 뚜렷하게 전개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관투자가 중 영향력이 가장 높은 연기금은 지난해 12월 29일부터 하루도 빠짐 없이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는데, 2017~2020년 유가증권시장에서 15조원을 순매수한 만큼 당분간 대형주 매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이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는 1조5000억원을 순매수했기 때문에 연기금이 낮게 평가된 중소형주에 투자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연구원은 "국민연금은 자산별 투자 비중을 조정하기 위해 지난해 상승세가 가팔랐던 한국 주식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이고 있다"면서 "한국형 뉴딜펀드가 2월 말 운용사를 선정하고 곧 투자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소형주는 수혜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중소형주가 주목을 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하다 올해 1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중소형 상장사는 모두 6개사다. 국내 유일한 원양 해운사 HMM은 지난해 1분기 20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4922억원 영업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유화, OCI, 풍산, 유니테스트,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또한 올해 흑자 전환이 예상되는 중소형 상장사로 꼽힌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는 미래 성장성이 있는 성장주에 투자하게 되지만, 금리가 상승하는 경기 회복기에는 저평가 가치주가 각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지속적인 저평가 상태에 머무르는 '가치함정'에 빠지지 않을 종목을 선별하기 위해 영업이익과 매출이 플러스 성장하는 종목들을 추렸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애경산업, 이노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코스피200 중소형주와 코스피 중형주에 포함되는 종목들이다. 모두 15일 종가 기준 12개월 선행 PBR가 5년 평균 PBR를 하회한다. 또 2년 연속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현대백화점의 12개월 선행 PBR는 0.4배로 1배에도 미치지 못한다. 주가가 장부상 순자산가치(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김규식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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