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바이든, 중동 정책 시험대 올랐다…이라크 내 미군 기지 피습
입력 2021-02-17 16:51  | 수정 2021-02-24 17:05

영국 일간 가디언은 어제(현지시간 16일)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이라크 내 미군 기지가 로켓포 공격을 받으면서 바이든의 중동 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보도했습니다.

전날 밤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 에르빌에서 미군 기지를 겨냥한 로켓포 공격으로 민간인 1명이 숨지고 미군 1명을 포함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날 로켓포 공격은 지난해 12월 20일 바그다드 주재 미 대사관을 겨냥한 공격 이후 두 달만으로, 지난달 20일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뒤 처음입니다.

로켓포 공격 얼마 후 한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는 배후를 자처했습니다. 에르빌 공항에서 약 7㎞ 떨어진 곳에서 로켓 발사에 사용된 차량이 발견됐습니다.


가디언은 "이곳은 쿠르드자치정부 장악 지역으로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던 곳"이라고 전했습니다.

이라크에서는 미군 기지와 외교 공관을 노린 로켓포 공격이 종종 벌어집니다. 미국은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민병대를 공격 주체로 지목합니다. 미 정보당국은 이번에도 친이란 민병대가 공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라크 내 미군 기지와 관련 시설이 공격받았을 때 '미국에 대한 이란의 공격'으로 간주해 시아파 민병대 기지를 폭격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가디언은 "새 행정부 출범 후에는 트럼프 대통령 시절의 불같은 언사는 사라졌고 불확실성도 사라졌다"고 평가했습니다.

중동 정세에 정통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귀와 함께 전통적인 외교의 재개를 기치로 내걸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미 고위 관료들은 로켓포 공격을 공식적으로 비판하면서 쿠르드자치정부와 협력해 공격 주체를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가디언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와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정책에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두 행정부 모두 중동 내 군사적 충돌의 중심에 이란이 있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핵합의 협상을 앞둔 이란은 이라크, 레바논, 시리아, 예멘 등 중동 지역 내 영향력을 과시하며 협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앞서 이란 외무부 사이드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이란은 이라크의 안정을 해치는 어떤 행동도 반대한다. 이번 공격을 이란과 관련지으려는 의심스러운 시도를 거부한다"며 이번 공격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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