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멍 없애는 법' 검색한 아동학대 부부…폭행 은폐 시도 드러나
입력 2021-02-17 13:31  | 수정 2021-02-24 14:05


태어난 지 2주 된 갓난아이를 여러 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부부의 범행 은폐 시도가 경찰 수사로 드러났습니다.

이들 부부는 아이를 심하게 때린 뒤 병원에 데려가는 대신 '멍 빨리 없애는 방법'을 검색하는가 하면, 경찰과 소방대원에 거짓 진술과 연기를 반복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오늘(17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살인 및 아동학대중상해·폭행 혐의로 구속된 부모 A(24·남) 씨와 B(22·여) 씨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 기법으로 분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부부의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 기록을 보면, 이들은 119 구급대에 신고하기 전인 지난 9일 휴대전화로 '멍 빨리 없애는 법'과 경기 용인에서 발생한 '아동 물고문 사건'을 검색했습니다.


검색 당시 아이는 분유를 먹지 못하고 토하거나 한 쪽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할 만큼 다쳤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구급대원이 도착한 이후 이들 부부는 거짓 연기를 했습니다. 이미 반복된 폭행으로 호흡과 맥박이 없던 아이에게 심폐소생술(CPR)을 하면서 도움을 요청한 것입니다. 시신을 부검한 의료진은 이때 아이는 숨진 상태였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어 아이의 사망 원인을 묻는 경찰의 질문에 "침대에서 스스로 떨어져서 다친 것 같다"며 발뺌했고, 시신에서 여러 개의 멍자국을 발견한 경찰의 추궁이 이어진 뒤에야 "울고 분유를 토해서 때렸다"고 범죄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경찰은 이들 부부가 지난해에도 숨진 아이보다 먼저 태어난 딸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점으로 미뤄 아동학대 사실을 숨기기 위해 거짓 진술을 반복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박송희 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은 "부부가 (사고사로 위장하기 위해) 범행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본다"며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나중에는 '몇 대 때린 것은 사실'이라고 진술했고 부검 결과가 나오고 나서야 '던졌다'고 털어놨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아동의 직접적 사인은 친부에 의해 침대로 던져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두부 손상과 뇌출혈"이라며 "겉으로는 어땠는지 몰라도 안에서는 피가 흐르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신경이나 장기 쪽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 백길종 디지털뉴스부 기자 / 100road@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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