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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역설' 압구정 현대 60평 55억…재건축 기대 속속 최고가
입력 2021-02-17 10:16  | 수정 2021-02-17 16:48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압구정 구현대 신현대 아파트 일대.2021.02.15.이충우기자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압구정동 단지들이 사업에 속도가 붙으면서 거래 때마다 최고가를 잇따라 경신하고 있다.
17일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압구정3구역(현대1∼7, 10·13·14차·대림빌라트) 현대2차 아파트 전용 196.84㎡(6층)는 지난 1월 11일 55억원에 매매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8월 같은 평형 종전 최고가인 49억3000만원(13층)보다 5억7000만원 오른 역대 최고가다.
같은 날 현대3차 전용 82.5㎡(10층)도 27억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는데 이는 이틀 전인 9일 26억원(8층)에 팔린 동일 주택형보다 1억원 비싼 가격이다.
이는 재건축 기대감에 매물이 급감하며 가격이 치솟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16일 기준 현대3차 매물은 한 달 전 대비 39.5% 급감(아실 자료 참조)했다.

압구정2구역(신현대 9·11·12차)도 상황은 비슷하다. 신현대9차 전용 111.38㎡(5층)는 지난달 6일 30억3000만원에 매매거래된 데 이어 같은 달 말에는 30억5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신현대11차 전용 183.41㎡(13층)는 작년 12월 23일 52억원에 팔려 처음으로 50억원대에 진입한 이후 지난 1월 11일에는 같은 주택형(5층)이 50억원에 팔렸다. 신현대12차 전용 182.95㎡도 작년 최고 45억원에서 지난달 57억5000만원(10층)으로 매매가격이 10억 넘게 뛰었다.
정비사업 전문가들은 조합 설립 인가 직전까지 압구정동 재건축 단지들의 가격 급등과 매물 부족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입을 모은다. 재건축 아파트는 조합이 설립된 이후에 매수하면 입주권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집주인들이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 들이면서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정부의 '6·17대책' 발표 이후 지지부진했던 압구정동 아파트들은 서둘러 조합 설립에 나섰다. 작년 말까지 투기과열지구 내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하지 못한 재건축 단지에 대해 집주인이 2년을 실거주해야 조합원 입주권을 준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다.
실제 압구정동 6개 정비구역 중 4구역(현대8차, 한양 3·4·6차)이 지난 10일 처음으로 재건축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압구정5구역(한양1·2차)도 이달 내 조합 설립 인가 여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 주택업계 전문가는 "6·17대책이 압구정동 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끌어올린 측면이 있다"면서 "정부의 당초 의도와는 다르게 규제의 역설이 나타나는 대표적 사례"라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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