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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찬 '까다로운 옵션?' 달성해야 LG가 웃는다
입력 2021-02-17 08:02  | 수정 2021-02-17 09:38
차우찬이 까다롭다는 옵션을 클리어 했을 때 LG도 함께 웃을 수 있다. 사진=MK스포츠 DB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LG 투수 차우찬(34)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두 번째 FA가 됐다. 하지만 대박과는 거리가 멀었다.
2년 동안 연봉 6억원에 옵션 14억원이 붙은 계약을 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계약이었다.
차명석 LG 단장은 계약 후 "선발 투수라면 무난히 딸 수 있는 조건을 옵션으로 내걸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우찬은 "국내 리그 탑5안에 들어야 달성할 수 있는 조건"이라며 부담감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팀의 입장에선 차우찬이 반드시 그 옵션을 달성해 줘야 할 필요가 있다. 조건이 까다로우면 까다로울수록 차우찬이 해내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진다.
LG는 올 시즌 우승에 도전해 볼 수 있는 팀으로 꼽힌다. 우승 전력이라기 보다 NC와 한 번 해볼만한 전력은 꾸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까지 LG 선수였던 박용택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LG를 우승 전력이라고 하기엔 변수가 적지 않다. 다만 NC와 상대를 해 볼만한 전력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3선발과 2루수에서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 현재로선 임찬규와 정주현이 해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임찬규에게 3선발을 기대한다는 건 아직은 무리가 있는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 10승 이상 기록이 두 번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도 10승으로 두자릿 수 승수를 겨우 채웠다.
임찬규가 4번이나 5번 선발을 해줄 때 LG는 더 강해질 수 있다. 그 부족한 세 번째 선발 자리를 차우찬이 맡아줘야 한다. 그리고 국내 탑5 정도가 해낼 수 있는 옵션을 해결해줘야 한다.
박용택 위원은 지난해엔 LG가 우승 적기라고 했었다. 올 시즌보다 약해보이는 전력이었지만 우승을 노려볼 수 있다고 했었다.
그 중심엔 윌슨과 차우찬이 있었다. 이들이 정상 페이스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아줄 것으로 기대하고 우승을 말했던 것이다.
박 위원은 "지난해엔 윌슨과 차우찬이 계산 밖으로 나오며 팀 전력이 휘청였다. 윌슨과 차우찬이 제 몫을 해줬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새롭게 가세한 수아레즈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투수인만큼 기대치도 높다. 실제 캠프에서도 좋은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차우찬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켈리와 수아레스가 원.투 펀치를 형성해주고 차우찬이 뒤를 받힌다면 LG는 보다 큰 꿈을 꿀 수 있게 된다.
차우찬이 까다롭다는 옵션에 도전하기 위해선 늦어도 4월에는 마운드에 올라야 한다. 그래야 선발 로테이션을 안정적으로 돌며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아직은 4월 복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어깨 상태를 좀 더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LG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차우찬의 어깨 문제에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쉽사리 복귀 시기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차우찬 입장에선 어려운 옵션이 서운했을 수 있다. 하지만 팀을 위해선 그 옵션을 반드시 클리어 해줘야 한다.
LG는 차우찬에게 이미 100억 원이 넘는 투자를 했다. 두 번째 FA 계약 규모는 크게 쪼그라 들었지만 계약 총액은 천문학적 숫자였다. 긴 안목으로 봤을 땐 차우찬의 임무는 아직 남아있다고 할 수 있다. 그 임무를 올 시즌에 해결해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
LG와 차우찬 모두에게 대단히 중요한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butyou@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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