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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암행어사' 권나라 "실제 성격과 다른 인물 연기, 카타르시스 느꼈죠"
입력 2021-02-17 07:02 
'암행어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배우 권나라가 큰 사랑을 보내준 시청자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제공|A-MAN 프로젝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이렇게까지 많은 사랑을 보내주실 줄 예상하지 못했어요. 어떻게 하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는데 시청률이라는 보답을 받으니 너무 행복합니다."
유난히 춥고 길었던 겨울, 지상파 안방극장을 '암행어사' 돌풍으로 달군 권나라(30)는 시청자의 뜨거운 화답에 함박미소를 지었다. 그토록 활짝 웃으니 어느 때보다 해사한 얼굴이다.
지난 9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암행어사:조선비밀수사단'(극본 박성훈 강민선, 연출 김정민, 이하 '암행어사')은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비리에 맞서 백성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조선시대 왕실의 비밀 수사관 암행어사와 어사단 이야기를 담는 코믹 미스터리 수사극. 최근 '암행어사' 종영 인터뷰에 나선 권나라는 "작품이 사랑을 많이 받고 잘 마무리되어 행복하다"며 연신 눈을 반짝였다.
종영 소감을 묻자 권나라는 "아직은 작품이 끝난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사복을 입는 것도 익숙하지 않고, 한복을 입어야 할 것 같다"면서도 "어떻게 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지 고민하고 있다"며 벌써부터 차기작에 대한 열의가 가득하다.
첫 회 5%로 출발한 '암행어사'는 정의구현 사이다 스토리와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률 상승세를 타더니 최종회는 무려 14.0%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 미니시리즈가 거둔 시청률 성적으로 보면 2019년작 '동백꽃 필 무렵' 이후 최고 시청률이다.
이에 대해 권나라는 연신 감사함을 표하면서도 "사실 이 정도 반응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놀라워했다. 그는 "작품마다 시청률보다는 내가 맡은 캐릭터를 잘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부담과 긴장, 설렘이 큰데 (극중 인물인) 다인이를 매력 있게 느껴주시고 예뻐해주시고 사랑해주신 마음은 시청률로 보답받은 게 아닌가 싶어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 권나라는 김명수, 이이경 등 '어사단' 멤버들과의 '찐친' 케미에 대해 엄지를 치켜 세웠다. 제공|A-MAN 프로젝트
하지만 드라마의 인기를 생활 속에서 체감하진 못하고 있다고. 코로나19 때문이다. 권나라는 "예전에는 (드라마 흥행 후) 식당에 가면 음료 서비스를 받거나, 계란말이 위에 케첩으로 '파이팅'을 써주시는 사장님도 계셨는데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식당에 가지 못해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반응을 보며 많이 즐기고 웃어주셨구나 하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암행어사'가 뒷심을 발휘한 원동력은 무엇이라 생각할까. 권나라는 "행복한 촬영장 분위기"를 꼽았다.
"개인적으로는 어사단 3인방의 케미도 컸지만, 무엇보다 촬영장 분위기였던 것 같아요. 4~5개월 동안 타이트하게 촬영했는데 그 와중에도 촬영장엔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았어요. 촬영장에서의 즐거운 분위기가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러면서도 권나라는 "우리 셋(김명수, 이이경, 권나라)의 '찐친' 케미가 조미료처럼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의 말처럼 '암행어사'에서는 김명수, 이이경 등 어사단과의 호흡이 특히 빛났다. 권나라는 "호흡을 위해 노력했다기보다는 (내가)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장면마다 대화를 많이 했는데 그게 화면에 많이 녹아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우들이 나에게 먼저 다가와 웃겨주고 재미있게 해준 데서 리액션 하면서 친해지게 됐고, 그러면서 점점 친해지다 보니 감사하게도 연기적인 부분에 있어서 장면장면마다 잘 녹아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기억에 남는 촬영 에피소드로는 김명수, 이이경의 여장을 꼽았다. 권나라는 "두 사람 다 너무 예쁘더라. 이이경 오빠가 '내가 여자인 너보다 훨씬 예쁜 것 같지 않니?'라고 여자 톤으로 이야기해 웃기도 했다"면서 "촬영장에서 많이 웃었던 에피소드가 있다"고 덧붙였다.
유일하게 힘들었던 부분은 추위였다고. 권나라는 "개인적으로 작품마다 늘 겨울을 함께 났음에도 겨울이 춥다는 느낌을 못 받았는데 이번 작품은 한복이라 그런지 너무 춥더라. 겨울이 이렇게 추웠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와중에 스태프분들이 굉장히 많이 챙겨줘서 춥지만 마음은 많이 따뜻했던 촬영이었다"고 말했다.
'암행어사' 권나라는 실제 자신의 성격과 달리 행동력 있는 인물을 연기하며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밝혔다. 제공|A-MAN 프로젝트
'암행어사'와 함께 제대로 날아 오른 권나라는 홍다인 캐릭터에서 큰 매력을 느껴 작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극중 권나라가 열연한 홍다인은 어사단 홍일점인 '여성 다모'. 출중한 실력으로 불의를 보면 참지 않고 용감하게 맞서는 정의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한편, 때로는 허당미 넘치는 모습으로 인간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정의롭고 행동파인 다인이가 개인적으로 부럽기도 했고, 그래서 욕심이 더 났어요. 나와는 다른 부분이 있어서 작품을 선택하게 됐죠. 다인의 경우 현실에 맞서는 굉장히 정의롭고 용감한 행동파예요. 저도 제 안에 정의로움과 용감함이 있지만 그것을 실행하진 못 한다는 점에서 좀 다른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이 다인이를 연기하며 굉장히 통쾌했고 그런 부분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꼈어요."
이뿐 아니라 홍다인은 성이겸(김명수 분)과의 선을 넘을 듯 말듯 한 로맨스를 꽉 닫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며 시청자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도 했다. 김명수와 함께 한 애정신 촬영에 대해 그는 "다인이가 이겸이를 정말 사랑하는 감정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어사단으로 다니면서는 정말 친구처럼 표현했어요. 티키타카도 많았고. 정말 친구 느낌이 많이 나게끔 촬영을 했었는데, 이겸이와 둘이 나오는 장면에서 애정신을 표현해야 할 때는 명수씨가 되게 많이 챙겨줬죠. 그 부분에 있어서는 찐친에 대한 생각보다는 다인이가 이겸이를 좋아하는 감정에 좀 더 집중했던 것 같아요."
다모로 활동하며 잠입 취재(?)하는 장면이 많다 보니 다인 캐릭터 하나를 통해 다양한 설정을 연기하는 데서 오는 재미도 솔솔했다.
권나라는 "스태프들이 '다인이는 해볼 수 있는 여자 머리는 다 해봤고, 남자 머리까지 해봤으니 사극에서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봤다고 하면 된다'고 우스갯소리도 하셨다"면서 "남장, 주모, 보부상 등 다양한 모습을 연출했는데 각각의 역할 안에서 다인이를 매력적으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스스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복장에 대해서는 망설임 없이 '남장'을 꼽았다. 권나라는 "사실 남장이 제일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평소에도 바지를 즐겨 입고 편안한 차림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래서인지 모르겠는데 남장이 제일 편하더라. 편한 복장일 때 가장 잘 어울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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