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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입은 막으면서 구단은?" 그린의 분노
입력 2021-02-17 00:02 
드레이몬드 그린은 선수들이 존중받을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원래 할 말은 하는 성격이다. 가끔 목소리 톤이 올라가고, 선을 넘기도 한다. 그러나 이날 그는 유난히 더 격앙된 모습이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포워드 드레이몬드 그린은 16일(한국시간) 크리블랜드 캐빌리어스와 홈경기를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요즘 이 리그가 선수들을 대하는 방식을 보면 나를 정말 성가시게한다"며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그가 말한 '방식'이란 이날 현지 언론을 통해 전해진 안드레 드러먼드에 대한 소식이다. 그의 소속팀 클리블랜드 캐빌리어스가 드러먼드의 트레이드를 논의하기 위해 그를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이었다. 같은 날 드러먼드의 이전 소속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도 블레이크 그리핀에 대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날 상대팀 선수인 드러먼드가 유니폼이 아닌 사복을 입고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을 봐야했던 그린은 '불쉿(bullshit)'이라는 속어를 써가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어 공개적으로 트레이드를 요구해 논란이 된 제임스 하든의 이름을 언급했다. "그가 트레이드를 요구했을 때 모두가 그를 파괴했다. 그런데 구단이 나와서 '이 선수를 트레이드하겠다'고 하면 그 선수는 앉아만 있어야하고, 프로답게 대처하기를 요구받는다. 그러지 않으면 암덩어리 취급을 받는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우리는 해리슨 반스가 벤치에 머물러야했던 상황을 봐왔고, 드마르커스 커즌스가 트레이드 소식을 올스타 게임 이후 인터뷰로 알게된 일을 봐왔다. 이런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벌금도 각오하겠다고 밝힌 그는 말을 이어갔다. 한마디 한마디가 작심한 듯한 발언이었다.
"선수 입장에서, 구단과 똑같이 존중받고 대접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 입장에서 다른 상황을 원할 경우 최악의 사람이 된다. 그러나 팀은 선수를 트레이드하겠다고 말하고 그 선수는 몸 상태를 유지하고 프로다운 자세를 유지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커리어가 위협받는다."
"어느 시점에서는 리그가 선수들을 이런 당황스런 상황에서 보호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런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할 수 없으며, 그럴 경우 벌금을 문다. 앤소니 데이비스는 트레이드를 요구했다가 아마 10만 불인가를 냈을 것이다. 그러나 안드레 드러먼드의 트레이드는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있고 이런 상황에서 그가 프로다운 자세를 유지하기를 바라는가?"
"카이리 어빙이 한때 정신 건강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지만, 이런 문제가 정신 건강에 영향이 없을 거라 생각하는가? 우리는 농구가 위대해지도록 노력하고,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며 매일밤 팬들을 위한 경기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팀의 승리를 위해 뛴다. 이런 문제가 정신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가? 선수들은 '이말은 하면 안 돼, 저 말도 하면 안 돼'라고 강요받고 팀은 할 수 있다? 이것은 마치 모두가 '오, 저 젊은 선수는 아무 것도 모르는군'이라고 말하면서 누구도 '오, 저 구단은 아무 것도 모르는군'이라고 말하기를 원치 않는 것과 같다."
그린은 마지막으로 "어느 시점엔가는 선수들은 이런 상항에서 존중받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웃기지도 않은 상황이고, 이런 모습을 보는 것도 지친다"고 말한 뒤 기자회견을 마쳤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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