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재영·다영 母 '장한 어버이상' 취소…과거 집단체벌 논란도
입력 2021-02-15 17:36  | 수정 2021-02-22 18:05


대한배구협회가 10년 전 학교 폭력으로 물의를 빚은 국가대표 '쌍둥이 자매' 이재영과 이다영(이상 흥국생명)의 어머니 김경희(55) 씨에게 수여했던 '장한 어버이상' 수상을 철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한배구협회는 오늘(15일) '2020 배구인의 밤 행사'에서 이 씨 자매의 어머니이자 배구 국가대표 선수 출신인 김경희 씨가 받은 '장한 어버이상' 수상을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협회는 김 씨가 쌍둥이 자매를 국가대표 선수로 길러낸 공로를 인정해 지난해 '장한 어버이상'을 선사했지만, 최근 불거진 두 선수의 학교 폭력 이슈에 이같이 결정했습니다.

1980년대 명세터로 이름을 날리며 1988년 서울올림픽에도 국가대표로 참가했던 김 씨가 과거 선수 시절 집단 체벌 논란에 휩싸였던 사실도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김 씨가 뛰었던 실업팀 효성여자배구단은 지난 1992년 1월 2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제9회 대통령배 전국남녀배구 1차 대회에서 효성의 소속 선수 16명이 모두 허벅지에 시퍼렇게 멍이 든 채 경기에 출전한 바 있습니다.

조사 결과 해당 멍자국은 임대호 당시 감독이 이틀 전 열린 후지필름과 경기에서 패한 뒤, 안양시 숙소에서 선수들을 폭행하면서 생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당시 주장이던 김 씨만 피멍이 없어 감독과 함께 폭행에 가담한 게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한편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의 주축인 이재영·다영 두 선수가 국가대표팀에서 '무기한 박탈' 처분을 받으면서 도쿄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한국 국가대표팀 입장에서는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이재영은 지난해 1월 대표팀에 차출돼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예선 우승에 앞장섰습니다. 당시 이재영은 아시아 예선 5경기에서 60%의 높은 공격 성공률을 유지하며 71점을 올리고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끌었습니다. 공격 성공률 1위, 득점 2위에 해당하는 성적입니다. 세터 이다영 역시 라바리니 감독이 중용하는 자원으로 최근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이처럼 대표팀에서 두 선수의 입지가 탄탄했기 때문에 솜방망이 징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지만 협회는 예상보다 과감하게 결단을 내렸습니다.

협회는 "현재 제기된 학교폭력 사건에 대해 강력한 조처를 하지 않을 경우 유사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학교폭력 가해자는 향후 모든 국제대회 선발 과정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협회는 이탈리아에 거주 중인 라바리니 감독이 대표팀을 재편하도록 이번 결정 사항을 신속하게 전달하기로 했습니다.

[ 백길종 디지털뉴스부 기자 / 100road@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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