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민연금도 테슬라 '대박'…수조원 평가차익?
입력 2021-02-14 17:20  | 수정 2021-02-14 19:38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2012년께 테슬라 주식에 투자해 수조 원의 수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14일 국민연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보유 주식 현황 자료(Form 13F)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2014년 3분기 말 기준으로 테슬라 주식을 792만달러(약 88억원)어치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테슬라 주가는 9.71달러에 불과했으나 전기차시장을 열면서 이달 13일 기준 813.32달러를 기록 중이다. 테슬라 주식은 2020년 8월에 1주를 5주로 늘리는 액면분할이 진행됐는데 액면분할을 반영하면 당시 주가는 48.54달러다. 국민연금의 2016∼2019년 테슬라 보유지분율은 0.42∼0.44%로 2019년 말 지분율은 0.42%다. 액면분할을 반영해 현 주가로 환산하면 현재까지 주식을 보유했다고 가정할 경우 6년 반 새 수익률은 8278%, 평가금액은 3조6000억원에 달한다.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보유 현황은 6개월 이후 공개돼 2020년 말 기준 보유 현황은 올해 7월쯤 확인할 수 있다.

국민연금 측은 "2014년 3분기 기준 테슬라 주식 현황은 맞지만 현재 보유 수량과 수익률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2010년대 초반 당시 국민연금 수뇌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테슬라 주식을 처음 매수한 시점은 2012년으로 추정된다. 2009년부터 2013년까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역임한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은 "취임 당시 국민연금의 자산 포트폴리오가 채권 80%, 국내 자산 90% 이상이었는데 자산 비중을 채권에서 주식과 대체자산으로, 국내에서 해외로 다변화하는 기금 운용 패러다임 변화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의 경우 현지 정보가 많은 대형 운용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위탁운용을 했으며 우량주는 물론이고 성장주에도 투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2010년부터 3년간 기금운용본부를 이끌었던 이찬우 전 기금운용본부장은 "2008년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를 거친 후 2012년부터 해외 투자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당시 해외 투자를 위한 제도와 시스템이 뒷받침되면서 해외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테슬라 외에도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등 빅테크 기업 주식을 보유 중이다. 2019년 말 기준 평가액은 MS 3조3304억원, 애플 3조1406억원, 아마존 1조9913억원 등이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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