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AZ백신 접종 초읽기…전문가들 "소통도 안전성만큼 중요"
입력 2021-02-13 09:27  | 수정 2021-02-20 10:05

국내 코로나19 예방 백신 접종이 오는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오늘(13일) 백신 자체의 안전성만큼이나 접종 과정에서 정부와 국민 간의 소통도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국내 1호 접종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의 경우 만 65세 이상 고령층 접종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는 상황이어서 어느 때보다 투명성과 함께 소통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유럽 의약품청(EMA)과 영국 등 50개 국가에서 조건부 허가 또는 긴급 사용승인을 받은 제품이지만, 고령층에 대한 임상자료 부족 등을 이유로 독일·프랑스 등은 만 65세 미만에 대해서만 접종을 권고했고, 벨기에는 55세 미만에만 권고했습니다.

스위스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승인 자체를 보류한 상태입니다.


반면 세계보건기구(WHO) 자문단은 최근 "사용 가능한 증거의 총체성을 고려할 때 65세 이상에게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국내 사용을 허가하면서도 고령층에 대해서는 '신중 사용'을 권고했고, 질병관리청은 이를 토대로 오는 16일 구체적인 접종 대상을 확정할 예정입니다.


◇ "고령층 접종땐 인과성 없는 부작용 가능성도", "충분한 접종공간 확보 가능할지 의문"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백신 접종과 관련해 "당장은 주로 의료진이 접종받게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다만 본격적으로 고령자 접종 시작되는 3월 정도가 되면 고려할 요소가 많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요양기관에 있는 고령자의 경우 백신 접종과 관련성이 없는 사망이 우연히 겹쳐서 발생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라면서 "이런 사망이나 다른 부작용과 관련한 부분을 어떻게 처리하고, 또 접종 대상자인 국민들과 어떻게 소통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교수는 "정부는 (백신 이상반응이 나타날 경우) 피해보상위원회를 통해 인과관계 잘 들여다보고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백신 제조사와의 면책 조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나 의료계가 책임질 부분이나 환자 본인이 알고 판단할 부분이 불분명한 상태에서 (이상반응 추정 사례가 나타나면) 국민적 불안감이 증폭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백신 접종 공간의 물리적인 한계를 지적하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접종 시간을 계산해보면 대상자 1명에 대해 예진부터 접종후 이상반응까지 확인하려면 약 50분이 걸릴 텐데 그런 공간 확보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또 "특히 7월 여름철이 되면 날씨가 더워져 에어컨을 사용하게 될 텐데 (환경 자체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전파에 아주 취약해질 수 있다"면서 "그 외에도 백신이 꾸준히 들어오지 않아 중간에 공급이 막히는 시점이 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마 부회장은 다만 고령층 접종과 관련해선 "아직 논란이 있지만, 외국 데이터를 기다리지 말고 국내 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며 "원칙적으로 해외에서 임상 3상이 진행됐다고 해도 사람이나 민족마다 결과가 다를 수 있어서 국내에서도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언급했습니다.

◇ 질병청, 16일 접종 시행계획 발표…65세 고령층 접종 여부도 최종 결정

이런 가운데 질병청은 16일 오후 정례 브리핑을 통해 '2∼3월 백신접종 세부시행 계획'을 발표합니다.

질병청은 이미 자문기구인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통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으며, 이를 토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 여부도 확정할 방침입니다.

질병청은 앞서 이달 초 예방접종 사이트를 통해 1분기에는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 5만명과 요양병원·요양시설 노인 및 종사자 78만명 등 총 83만명에게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코로나19 의료진은 화이자 백신을, 요양병원 입소자 등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식약처가 지난 10일 만 18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사용을 허가하면서도 접종 효과 논란이 불거진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해서는 '신중 결정' 의견을 내 논란이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특히 현장 의사가 접종 대상자의 상태에 따라 백신 접종으로 인한 유익성을 판단해 결정하라는 취지의 식약처 결정을 두고는 '책임 회피'라는 의료계의 반발도 나왔습니다.

질병청이 내주 어떤 결정을 내리든 현재 의료계 내부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접종 여부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이후로도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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