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애플카 없어도 미래 개척 준비 끝…기아차 '배달의 기수' 전략
입력 2021-02-11 01:02  | 수정 2021-02-11 01:48
기아 PBV 사업 [사진 제공 = 기아]

자동차회사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하는 기아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로 '배달 허브' 구축에 나선다.
기아는 지난 9일 온라인 채널을 통해 'CEO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주주,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지난해 발표한 '플랜(Plan) S'의 핵심 사업과 세부 전략, 중장기 재무 및 투자 목표를 공개했다.
플랜 S는 "애플과 자율주행차(애플카) 개발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애플과 선을 그은 기아의 중장기 전략이다.
핵심은 PBV 사업 발판 마련이다. 사용 목적에 따라 형태와 기능을 다양하게 바꿀 수 있는 모빌리티인 PBV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목한 '미래 먹거리'다.

기아는 내년에 PBV 최초 모델인 'PBV01'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오는 2030년 연간 100만대 판매를 달성해 PBV 시장에서 글로벌 판매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기아는 48년간의 군수차량 개발 경험을 통해 확보한 특수 설계 역량과 생산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외부 특장 업체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대량 생산과 유연한 생산 체계를 갖춘 상태다.
이 같은 보유 역량을 바탕으로 기아는 기존 차를 활용해 그 누구보다 빠르게 초기 PBV 시장에 진입할 계획이다. 세분화된 제품 구성을 통해 모빌리티향, 물류향, 리테일향 등 다양한 고객군의 요구에 부합할 예정이다.
본격적으로 PBV 수요가 확대되는 2023년부터는 오픈 이노베이션과 독자 플랫폼 개발을 통해 사업을 확장한다.
기아 PBV 사업 [사진 제공 = 기아]
PBV는 급증하는 도심 배달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아는 PBV를 '배달의 기수'로 만들 계획이다.
기아가 지난 2일 콜드체인(냉장물류) 스타트업 에스랩 아시아와 '라스트마일 딜리버리(Last-mile Delivery) PBV 실증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협약 목적은 급증하는 이커머스 시장 대응을 위해 도심 내 라스트마일 물류 서비스에 최적화된 차세대 PBV 모델 개발 역량 강화와 실제 서비스 운영을 통한 PBV 사업 고도화다.
에스랩 아시아는 콜드체인용 신선제품 배송박스 제조 및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신선제품을 국내 및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판매하고 유통하는 물류망을 구축하고 있다.
기아는 에스랩 아시아와 협력해 올해 상반기 싱가포르에서 신선제품을 배송하는데 니로EV를 투입하고, 라스트마일 딜리버리 서비스용 PBV 사업 모델 검증을 시작한다.
기아는 실증사업을 통해 라스트마일 딜리버리에 최적화된 차세대 PBV 차량 개발, CaaS(Car as a Service) 플랫폼 개발, 전기차 충전 생태계 조성, 전기차 플릿 관리 시스템 (Fleet Management System) 및 서비스 구축 등 PBV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핵심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기아는 에스랩 아시아와 함께 국내 환경에 적합한 PBV 사업 모델을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다. 유사한 서비스를 올 상반기 국내에도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gistar@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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