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루이비통, 152만원 스웨터에 엉터리 국기 썼다 '망신'
입력 2021-02-09 11:22  | 수정 2021-02-09 13:36
자메이카 국기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논란이 된 루이비통의 '자메이칸 스트라이프 점퍼' <사진제공=루이비통>

루이비통이 '흑인 역사의 달'을 맞아 공개한 152만원 상당의 스웨터가 온라인 상에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문제의 제품은 루이비통이 최근 공개한 '자메이칸 스트라이프 점퍼'로 초록색, 노란색, 빨간색 등 세 가지 색으로 이뤄진 줄무늬 스웨터다. 가격은 1366달러(약 152만원)다.
루이비통은 공식 홈페이지에 제품 사진과 함께 "카리브해 국가의 국기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매우 가벼운 일본산 면사로 제작됐다"며 "가슴 부위의 LV 로고가 우아함을 더한다"는 제품 설명도 공개했다.
루이비통이 '자메이칸 스트라이프 점퍼'를 공개한 직후 SNS상에서는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루이비통이 해당 제품 제작에 영감을 받았다는 자메이카 국기는 초록색, 노란색, 검정색 등 3색으로 이뤄져있기 때문이다. 중남미 국가 중 루이비통이 사용한 세 가지 색을 사용한 국기를 가지고 있는 나라는 카리브해가 아닌 중남미 내륙에 위치한 볼리비아가 있다.
자메이카 국기
SNS상에서는 '자메이칸 스트라이프 점퍼'와 자메이카 국기를 비교하며 루이비통을 비판하는 글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루이비통이 제품을 만들기 전 구글링(검색)만 잘 했어도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란 비판부터 '루이비통이 자메이카의 문화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려고 한다'는 일침도 이어졌다. 비난이 쇄도하자 결국 루이비통은 해당 제품을 조용히 홈페이지에서 삭제했다.
미국에서 2월은 '흑인 역사의 달'이다. 미국 패션업계도 이에 발맞춰 각종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아베크롬비의 자회사 틴 리테일러 브랜드 홀리스터는 한정판 의류 컬렉션을 론칭하며 수익금 7만달러를 비영리기관 아카데미 그룹에 기부할 예정이다. 해당 컬렉션엔 "흑인 역사는 중요하며 흑인의 미래는 중요하다" "평등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함께하자" 등의 문구가 새겨졌다. 백화점 체인인 JC페니는 흑인 예술가, 디자이너들과 함께 화장품, 의류 컬렉션 등을 준비했다.
지난해 6월 인종 평등 센터를 통해 1억달러를 기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월마트는 '흑인 역사의 달'을 맞아 우선 1430만달러를 16개의 비영리기관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명품들이 문화를 잘못 해석해 비판을 받은 것은 루이비통이 처음은 아니다.
블랙페이스 논란을 불러 일으킨 구찌의 '발라클라바 컬렉션' <사진제공=구찌>
2019년 구찌는 900달러(약 100만원)의 독특한 디자인의 스웨터를 공개했다 비난을 받았다. '발라클라바 컬렉션' 제품 중 얼굴을 반 쯤 가리는 스웨터로 '검정' 색상이 문제가 됐다. 백인 모델이 스웨터 목 부분을 펼쳐 얼굴을 덮은 사진이 마치 '블랙페이스'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었다. 블랙페이스는 흑인이 아닌 배우가 흑인 흉내를 내기 위해 얼굴을 검게 칠하는 등 흑인을 풍자·조롱하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구찌는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SNS를 통해 "제품으로 인해 상처입으신 분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같은해 버버리는 젊은 층을 겨냥해 발표한 후드티가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자살 패션' '노예 패션' 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버버리의 후드티 <사진제공=버버리>
논란이 된 옷은 2019년 2월 영국 런던 패션위크에서 선보인 후드가 달린 의상이다. 털이 달린 겨울의상이지만 후드에 달린 끈이 문제가 됐다. 후드끈의 매듭이 마치 교수형에 쓰는 올가미와 비슷한 모양이었기 때문이다. 해당 컬렉션이 공개된 후 '자살 패션' '노예 패션'이란 비난이 일었다.
당시 구찌 CEO는 성명을 통해 "2019 가을·겨울 시즌 런웨이 컬렉션 '템페스트'에서 선보였던 옷 중 하나에서 발생한 논란에 깊이 사과한다"며 "해당 제품은 컬렉션에서 제외했으며 관련 이미지도 모두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영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