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일병원 앞 '조국 딸 인턴' 규탄대회…"경축 여권인사 우수 채용병원"
입력 2021-02-08 15:28  | 수정 2021-02-08 16:08
8일 오후 보수성향 단체 신전대협이 서울 도봉구 한일병원 앞에서 조국 전 장관 딸 조 모씨의 인턴 채용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윤식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 모씨가 한전의료재단 한일병원 인턴으로 합격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보수성향 단체가 한일병원 앞에서 조씨의 인턴 합격을 취소하라는 취지의 규탄대회를 열었다.
8일 오후 신(新)전대협은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한일병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씨를 거론하며 "(한일병원은)의사 면허는 물론이고 학위마저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 지원자를 인턴으로 선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조국 전 장관의 딸 조씨의 입시 7대 스펙은 모두 허위로 밝혀졌다" "(고려대, 부산대의)입학취소 조치가 이뤄진다면 조씨의 의사 면허 또한 자동 취소된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2월 입시비리 혐의 등으로 기소된 조 전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에 대해 딸 조씨의 '7대 입시 스펙'이 모두 허위라며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신 전대협은 "의사들은 피해를 입는 환자가 단 한명이라도 나오지 않도록 조씨의 의사면허를 자격정지시켜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한일병원은)지금이라도 양심과 의료윤리를 회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경축 한일병원, 친여 친정부 병원 인증'이라는 문구가 담긴 화환과 '여권인사 우수채용병원'이라는 간이 현판이 등장했다. 현수막에는 "한일병원, 환자들이 소중하지 않습니까"라고 썼다.
8일 오후 보수성향 단체 신전대협이 서울 도봉구 한일병원 앞에서 조국 전 장관 딸 조 모씨의 인턴 채용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윤식 기자]
이 단체는 또 "한전은 이전에도 대선캠프 출신 등 정치권 인사나 임직원들의 친인척들을 대상으로 한 특혜 채용 문제로 몸살을 앓아 왔다"고 비판했다. 2018년 국정감사에서 장석춘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등은 한일병원 2급 부장의 자녀가 2015년 8월 기간제로 채용됐다가 2017년 1월 무기직으로, 2018년 8월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등 사건이 있었다며 채용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한일병원에 조씨 인턴 채용의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이 조씨를 입학취소 처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일병원이 조씨를 일부러 불합격시킬 순 없지 않느냐'는 질문에 김태일 신 전대협 의장은 "관점의 차이"라고 답했다. 김 의장은 "(정경심 씨)1심 재판 결과가 나온 부분에 조씨가 연루돼 있다. 전후 사정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른 것인데 한일병원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전대협은 전국에 300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단체로 1987년 조직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를 풍자해 단체명을 지었다. 전대협 부산대지부 측은 스스로 회원이 3명 가량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 전 장관은 지난 3일 페이스북에 "제 딸의 거취는 법원의 최종적 사법판단 이후 관련 법규에 따른 학교의 행정심의에 따라 결정나는 것으로 안다"며 "제 딸이 시민의 한 사람으로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받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지난 7일에는 "저와 제 딸은 한일병원 인턴 지원 사실을 정청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이나 부인께 알린 적이 없다"고도 밝혔다. 정 의원의 부인이 한일병원 약제부장으로 근무하는 것을 문제 삼은 일부 여론에 반박한 것이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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