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힘받는 택배비 인상론…CJ대한통운 주가 기지개
입력 2021-02-04 15:54  | 수정 2021-02-11 16:08

국내 1위 택배사 CJ대한통운의 주가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면서 택배비 인상론이 힘을 받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택배비 인상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증권가에서도 올해 CJ대한통운의 주가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이날 전일 대비 1000원(0.53%) 내린 18만8500원에 마감했다. 지난 1일 이후 나흘만에 하락세로 주가는 전날 9% 가까이 급등한 바 있다. 이날에도 장 초반에는 19만4500원까지 뛰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CJ대한통운의 주가는 올 들어 우상향하고 있다. 작년 말 16만8500원이던 주가는 최근 택배요금 인상이 구체화됨에 따라 20만원 돌파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CJ대한통운의 주력 사업인 택배 사업부 실적 개선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지난해 4분기 택배사업부 매출액은 85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매출총이익은 18% 늘어난 878억원으로 코로나19 반사수혜가 지속되며 물동량이 23.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매출총이익은 878억원으로 10.3%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및 추석연휴에 따른 물량 폭증이 겹치며 분류인력 추가투입 등 비용 상승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택배 업계의 요금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수순이어서 올해 CJ대한통운이 높은 수준의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21일 택배 노사는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막기 위한 방안에 합의한 바 있는데, 택배 분류를 위한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전담 인력을 고용하는 게 골자다. 이를 위해 택배비 인상은 필연적이라는 분석이다.
KB증권은 CJ대한통운의 택배요금이 오는 2분기부터 박스 당 100원 인상되는 것으로 가정할 경우 택배부문의 영업이익이 628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봤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비용증가와 고정비레버리지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때 올해 CJ대한통운의 택배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20억원 증가할 전것"이라면서 "락다운 완화 등으로 계약물류(CL)와 글로벌 사업부의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대비 81억원, 87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언택트 수혜로 공급능력 확충이 부족했던 경쟁사들과의 격차가 충분히 벌어졌다는 점도 CJ대한통운의 택배 단가 인상을 앞당기는 요인이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의 작년 시장점유율은 50%까지 오른 반면 이제는 택배기사 처우와 서비스 품질 등 질적 환경이 급격히 커진 외형을 따라가지 못해 문제인 상황"이라면서 "결국 2019년처럼 다시 운임을 높여 수익성에 집중할 시기이며 특히 당시에는 CJ대한통운만 인상에 적극적이었다면 지금은 경쟁사와 정부 역시 가격 정상화에 공감하고 있어 이익 개선효과는 2년 전보다 더 빠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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