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받은 사랑 갚으려…" 기초수급자 60대, 폐지팔아 번돈 20만원 병원기부
입력 2021-02-04 11:48  | 수정 2021-02-04 12:54
치료비가 없어 병원이 치료비 전액을 지원했던 한 환자가 폐지를 팔아 모은 돈 20만원을 들고 국제성모병원을 찾아왔다. 병원은 이 환자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거듭 고사했지만 기부의사가 확고해 결국 받아들였다. 누군가에게는 20만원이 적은 돈이지만 이 환자의 마음과 그가 기부한 돈은 그 이상의 가치여서 주변을...

"돈 없어서 치료 못하는 사람 위해 써주세요"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사회사업팀에 환자 A씨(63)가 찾아왔다. 그의 손에는 폐지를 팔아 번 돈 20만원이 쥐어져 있었다.
국제성모병원에 따르면 A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치료를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며 성금을 전달했다.
A씨와 국제성모병원은 특별한 인연이 있다. 지난해 11월 A씨는 치아질환으로 이 병원 치과를 찾았다. 하지만 구강상태가 생각보다 심각했다.
당시 주치의였던 이현호 교수(치과)는 "악화된 치아 상태로 음식섭취가 어려울 정도였으며,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생겼다"며 "모든 치아를 발치한 후 완전 틀니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월 받는 기초생활수급비와 폐지수거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던 A씨는 치료비를 부담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주치의는 병원 사회사업팀에 의료비 지원을 의뢰했다.

국제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은 심사를 거쳐, 병원 교직원 자선회인 국제성모자선회를 통해 치료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A씨는 당시 "정말 감사하다. 앞으로 기부하면서 이 고마움을 갚고 싶다"고 사회사업팀에 말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 A씨는 폐지를 팔아 번 돈 20만원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써달라며 국제성모병원 사회사업팀에 기부했다. A씨의 사정을 알고 있는 사회사업팀은 성금을 거듭 고사했지만 기부의사가 확고해 자선회에 기탁했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국제성모병원장 김현수 신부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렇게 따뜻한 사랑을 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환자분의 의지를 이어 병원 자선회로 기탁된 성금은 가톨릭 정신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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