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장에서] 폭등한 계란값 요지부동 왜?
입력 2021-02-04 09:50  | 수정 2021-02-15 21:13
사진=연합뉴스

설을 앞두고 정부가 확보한 물량까지 시중에 풀었지만, AI 여파로 치솟기 시작한 계란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3일 한국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계란 1판 (특란 30개) 소매 가격은 7,432원입니다.

지난해 12월 31일만 해도 5,862원이었는데, 약 한 달 사이에 26.7%나 올랐습니다.

AI 사태로 한 판에 만원 대로 계란 값이 뛰었던 몇 년 전이 생각나 경기도 광명에 있는 달걀 유통업체 몇 곳에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한 유통상인은 "2017년에는 계란 구하기가 힘들어 문을 닫을 지경이었는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요즘 들어오는 계란 산란일자를 보면, 5~10일 전이다"며 "정말 물량이 후달리면 날짜가 임박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계란이 일주일 사이에 몇 백원씩 오르다보니 '큰 손'으로 불리는 양계 농가와 중간 유통 상인들이 계란을 쌓아놓고 가격 추이를 보며 물량을 조절하는 게 아니냐는 겁니다.

대한양계협회는 이날 '전국 양계농가는 산지 계란 가격 인상을 최대한 억제하겠습니다'라는 호소문을 내놨습니다.

그러나 업계는 설 명절을 앞두고 계란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계란 1판 '만원 시대'가 곧이라는 건데, 정부도 수입 신선란에 이어 비축했던 국내산 신선란도 시장에 공급하며 가격 잡기에 나섰습니다.

국내산 신선란은 오는 10일까지 하루 평균 13만개씩 수도권 농협 하나로마트 42개 매장을 통해 180만 개가 판매되고 있는데, 진열하기 무섭게 동이 난다는 게 마트 관계자의 전언입니다.

수입란에 대한 선호가 낮은 상황에서 국내 하루 소비량이 3000~4000만 개인 점을 미뤄볼 때 물량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동안 계란 빼고 다 올랐다'는 말처럼 가격 자체가 너무 낮게 책정됐다는 지적도 있는 만큼 일각에선 이럴 때라도 벌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계란과 같은 원재료 값이 상승하면 빵, 가공식품까지 줄줄이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오지예 기자/ calli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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