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우리형이 대통령"…철없는 남동생에 바이든 '골머리'
입력 2021-02-04 08:20  | 수정 2021-02-11 09:05

취임 초 국정운영만으로도 바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남동생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장녀와 사위 등 가족에 백악관 고위직을 서슴없이 내주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하겠다고 공언해왔는데 정작 '남동생 관리'가 안 되는 탓입니다.

현지시간으로 오늘(3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남동생 67살 프랭크 바이든은 형이 대선에서 승리하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지역 방송국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형과 나는) 언제나 가까웠다. 지금은 더 가깝다"며 바이든 대통령과의 우애를 과시했습니다. 변호사가 아닌 자신이 고문으로 있는 로펌 '버먼법률그룹'의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채였습니다.


취임식이 열린 지난달 20일에는 로펌에서 아예 바이든 형제를 내세운 광고를 플로리다주 지역 신문에 게재, 물의를 일으켰습니다. 로펌이 남동생과의 고문 계약을 고리로 바이든 대통령을 사익 추구에 활용한다는 문제 제기가 나왔습니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도 입을 열었습니다. 그는 대중잡지 피플과 한 첫 인터뷰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처럼 할 것이라면서 "내 가족의 누구도 국정이나 외교정책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항상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아무도 여기서 직을 가질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화도 하나 소개했습니다. 예전에 회계사가 집에서 쓰는 차량 유류 대금을 상원의원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고 하자 공적 신뢰의 문제라 안된다고 거부했다는 것입니다.


남동생에 대한 구체적 발언은 없었습니다. 질문도 아버지의 권력을 활용했다는 의혹으로 구설에 오른 차남 헌터와 관련해 나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은 물론 친인척을 통한 사적 이익 추구에 거리낌이 없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를 공언해왔기 때문에 남동생의 부적절한 처신이 더욱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미 대선 과정에서도 차남 헌터가 부친의 영향력을 이용해 이익을 도모했다는 의혹으로 곤욕을 치렀습니다. 구체적 증거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헌터는 대선 과정에 거의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습니다.

백악관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어지는 관련 질문에 특정 기업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암시를 못하도록 하는 게 원칙이라고 원론적 답변을 했지만 남동생 관련 질의에는 구체적으로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막냇동생인 프랭크 말고도 제임스라는 남동생이 하나 더 있고 최측근 참모로 꼽히는 여동생 발레리가 있습니다. 제임스 역시 헌터가 받고 있는 중국 관련 사업 납세 수사에 연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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