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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꾼' 후지나미, 캠프 첫 날부터 무려 108개 던졌다...4일 실전 예정
입력 2021-02-01 14:58  | 수정 2021-02-01 15:30
한신 후지나미가 캠프 첫 날부터 108개의 공을 던지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진=MK스포츠 DB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풍운아' 후지나미 신타로(26·한신)가 스프링캠프 첫 날부터 무려 108개의 공을 던지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올 시즌부터 시도하고 있는 와인드업 자세를 익히는데 역점을 둔 투구였다.
캠프 첫 날 100개 이상의 공을 던지는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비시즌 동안 준비를 잘 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신 타이거스는 구단 스프링캠프 사상 가장 빠른 2월4일에 연습 경기를 실시한다.
아무리 빨라도 2월 중순은 넘어야 연습 경기가 가능하다는 것이 상식이다. 캠프 초반은 체력 위주의 훈련을 하고 어느 정도 몸 상태가 갖춰지면 실전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한신은 이 틀을 깼다. 캠프 시작 4일만에 실전을 갖기로 했다.
한층 젊어진 한신이다. 후쿠도메 등 베테랑 들이 떠난 자리를 신인급 선수들이 차지했다. 지난해 캠프와 비교하면 약 1.5살 정도가 젊어졌다.
현재 평균 연령은 26.6세다.

상상을 뛰어넘는 속도의 실전은 선수들에게 그만큼의 책임감을 안겨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비활동 기간 동안 확실히 몸을 만들고 캠프에 입성하라는 메시지다.
이날 경기에 후지나미가 출장할 예정이라는 것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후지나미는 160km가 넘는 광속구를 던지는 투수다. 하지만 사생활 관리가 잘 되지 않으며 정체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하며 나름의 성과를 냈지만 선발로 복귀하는 올 시즌은 어떤 결과를 낳을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2월4일 연습 경기서 좋은 공을 뿌린다면 희망을 가져봐도 좋을 것이다. 그만큼 준비를 잘 했음을 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서 부진하다면 올 시즌에 대한 기대치도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개막 선발 로테이션 입성을 노리는 후지나미는 이날 라이벌 다카하시, 아키야마 등과 함께 강속구를 던지며 순조로운 준비 상황을 어필했다.
금년부터 임하고 있는 와인드업 투구법에 가세해 퀵 모션으로도 던지는 등 실전 등판을 향한 준비를 했다. 체인지업등도 섞어 불펜내에 힘찬 소리를 울렸다.
후지나미는 "와인드업은 세트 포지션에 비해 1, 2개 동작이 많아진다. 그만큼 흔들리거나 타이밍 차이가 나기 쉽다. 기본이 되어 있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는 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후지나미는 스토브리그서 5년 연속 연봉 삭감을 기록했다. 한 때 1억7000만 엔(약 18억 원)이었던 연봉이 6000만 엔(약 6억3000만 원)으로 무려 12억 원 가량 줄어들었다.
한때 리그를 호령하는 에이스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후지나미다. 동기인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보다 투수로서는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타고난 재능에 비해 노력이 따라주지 않았고 각종 구설수에만 오르며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지난 시즌 개막을 앞두고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돼 격리된 바 있다. 여성들이 낀 파티에서 감염된 것이 알려지며 비난을 받았다.
회복 후에는 팀 훈련에 지각해 무기한 2군 처분을 받기도 했다.
복귀 후엔 선발로서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고질적인 제구력 난조가 발목을 잡으며 패전이 쌓여갔다.
그러나 2군에서 재승격한 9월 말부터 구원 등판 13경기서 15⅓이닝을 던져 11 안타 16 탈삼진 6사구 4실점으로 역투하며 다시 한 번 가능성을 보였다. 이 시기 평균 자책점은 2.35에 불과했다. 또한 최고 구속 162km를 찍어 비공인 NPB 스피드 2위에 오르며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이후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고 3경기서 15이닝 동안 1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했다.
야노 아키히로 한신 감독은 후지나미를 내년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킬 가능성이 높다.
butyou@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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