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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약진, 정치인 고배…64개 체육회 가맹단체 수장 결정[특별기고]
입력 2021-02-01 11:00 
정의선 대한양궁협회장,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조용철 대한유도회장(왼쪽부터)
정의선(양궁) 5연임 최태원(핸드볼) 정몽규(축구) 3연임
유승민(탁구) 조용철(유도) 등 금메달리스트도 당선
대한체육회 가맹 경기단체 회장 선거 2개월 결산
37개 단체는 단독후보 추대…27개 단체는 경선

[MK스포츠] 정의선(51)의 양궁협회 회장 5연임. 최태원(61) 핸드볼협회 회장과 정몽규(59) 축구협회 회장의 3연임. 올림픽 우승자 유승민(39)의 탁구협회 회장 연임. 세계선수권자인 조용철(59)의 유도회 회장 선임.
지난해 11월 20일 빙상연맹 회장 선거를 필두로 시작된 대한체육회 가맹 68개 경기단체 회장 선거가 1월 29일 킥복싱협회 회장 선거를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LH공사 사장이 당연직으로 맡는 근대5종연맹 등 4개 경기단체를 제외한 64개 단체의 수장이 결정됐다.
이 가운데 37개 단체는 단독후보를 추대하는 형식으로, 27개 단체는 2~4명의 후보가 경선을 통해 회장을 뽑았다. 이번에 선임된 경기단체 회장들은 지난 1월 18일 연임에 성공한 이기흥(66) 대한체육회장과 함께 앞으로 4년간 동 하계 올림픽 등 엘리트 체육 분야와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생활체육 분야를 이끌게 된다.
세계 최강 양궁은 정의선 20년 독주체제
지난 2개월여 동안 경기단체 회장 선거가 국내 체육계를 뜨겁게 달구었지만 조용한 가운데 잡음 없이 회장을 추대한 경기단체도 많다. 가장 눈에 띄는 경기단체는 양궁협회다. 1984년 LA 올림픽부터 현대그룹의 든든한 후원속에 세계 최강으로 꼽혀온 한국 양궁은 정몽구(83) 정몽준(70)에 이어 정의선이 바통을 이어받아 회장을 맡고 있다. 한국 양궁이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남녀 2개씩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도록 뒷받침한 정의선이 1월 5일 단독후보로 나와 2005년부터 20년간 5회 연속 회장직을 맡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다. 지난 12월 29일 제27대 대한핸드볼협회 회장에 선임된 최태원 SK그룹 총수는 2008년부터 전용경기장 건립과 남녀 실업팀 창단 등에 6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핸드볼 사랑에 남다른 열정을 보여 25, 26대에 이어 3연임에 성공했다. 2013년부터 한국축구를 이끌어온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역시 국제축구연맹(FIFA) 평의회 위원과 아시아축구연맹(AFC)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회장과 대한체육회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다. 최회장과 정회장은 ‘3연임을 할 수 없다‘는 대한체육회 규정에도 불구, 협회 재정 도움 및 주요 국제대회 성적 등 계량화된 지표 평가에 따라 해당 종목 기여도가 명확할 경우 예외로 한다는 규정이 적용돼 연임에 성공했다.
유승민, 올림픽 탁구…조용철, 세계유도 우승자
탁구협회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단식 우승자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인 유승민 현 회장을 지난 12월 1일 다시 회장으로 추대했다. 유회장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단체전에서도 강호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대한유도회는 1월 23일 제38대 회장에 단독출마한 조용철 용인대교수를 뽑았다, 조회장은 1985년 서울 세계유도선수권대회 헤비급에서 우승했으며 1984년과 1988년 올림픽에서는 동메달을 땄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아시아유도연맹(AJF) 사무총장을 지냈다.
국회의원 출신 줄줄이 고배…기업인 43명 당선
이번 체육 단체 회장 선거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국회의원 출신들이 줄줄이 고배를 들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중진인 이종걸(64·5선), 과거 한나라당의 유준상(79·4선) 전 의원이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나란히 3, 4위에 머물러 낙방했고 국민의 힘 김재원(57·3선) 전 의원은 대한레슬링협회 회장 선거에서, 미래통합당 김중로(71) 전 의원은 대한컬링연맹 회장 선거에서 각각 쓴맛을 봤다.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적 한파 탓인지 이번 경기단체 회장 선거에서는 43명의 기업인이 회장으로 당선돼 4년 전 36명에 비해 7명이 늘어났다. 그만큼 기업인들이 내는 출연금에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또 이번 선거에서는 후보들의 기탁금이 화제가 됐는데 보통 2000~5000만 원이었던 것과는 달리 대한레슬링협회는 대한체육회 회장 선거 후보 기탁금 7000만 원과 같은 액수를 받아 인구에 회자됐다.
이종세(전 동아일보 체육부장·용인대 객원교수)[ⓒ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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