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테슬라에 올인하는 서학개미…1월 한달간 1조원 담았다
입력 2021-02-01 10:50  | 수정 2021-02-08 11:08

동학개미가 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 20조원 이상을 쏟아부은 가운데 서학개미도 연일 해외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동학개미의 최애 주식이 삼성전자였다면 서학개미의 톱픽은 '테슬라'다. 서학개미는 올 들어 테슬라 주식을 1조원 넘게 쓸어담고 있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올해 1월 한 달 간 45억3227만달러(5조648억원) 규모의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억7159만달러(5270억원)의 10배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해외주식 투자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증시가 저점 이후 빠르게 반등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증시는 물론 해외 증시로도 눈을 돌린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전기차 업체 테슬라다. 전기차 시장 확대 기대감과 함께 실적 또한 창사 이래 첫 흑자를 달성하면서 서학개미들의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 투자자들이 올 들어 사들인 테슬라 주식은 무려 9억3915만달러(1조495억원)로 1조원을 넘어섰다. 서학개미는 지난해에도 테슬라 주식을 30억171만달러(3조3544억원)를 사들이며 순매수 1위를 기록했고, 올해에도 매수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서학개미들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잔액 규모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말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테슬라 보유 잔액은 103억7852만달러(11조5980억원)로 작년 말 78억3462만달러(8조7552억원) 대비 크게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테슬라가 올해에도 전기차 시장 확대 등 긍정적 요인에 힘입어 실적 상승을 이어갈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그러나 테슬라의 주가가 최근 조정 국면에 진입하면서 서학개미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705.67달러에 마감한 테슬라 주가는 이달 들어 한때 880달러까지 올라서기도 했지만 지난주 조정을 받으면서 현재 800선 밑으로 내려왔다. 최근 주가 급등에 따라 덩치도 커지면서 추가 상승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 1인자를 굳히기 위한 공장증설(텍사스·베를린), 신모델 출시(모델 S·X·Semi) 등 내부 요인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 지원정책과 같은 외부 요인이 긍정적이나 자동차 부문만 따질 경우 상승여력은 크지 않은 상황"고 지적했다.
주가가 더 상승하기 위해서는 자동차를 넘어 테슬라 생태계를 완성하는 데 필요한 그림들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는 스스로 학습하는 슈퍼컴퓨터(Dojo)를 활용한 자율주행, 저궤도위성을 활용한 커넥티드카, 에너지의 순환적 활용 등이 포함된다고 봤다. 이런 사업들의 성공적 전개 여부가 관전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테슬라는 작년 말 완전자율주행(FSD) 베타 서비스를 출시한 바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FSD가 현재 1000명 이상의 베타 테스터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 중이며 오토파일럿 기능을 공급하기 위해 다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기업과도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이를 통해 "향후 1~2개월 안으로 완전 자율주행(Full Self-Driving·FSD)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주가 과열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카드로 FSD를 내세운 것이다.
한편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2위 종목은 애플로 금액은 5억3259만달러(5952억원)다. 애플은 지난해에도 순매수 2위에 오른 바 있다. 최근 애플이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출시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심리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 TSMC가 2억4455만달러(2733억원)으로 순매수 3위에 올랐고, 중국의 대형 인터넷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가 1억9868만달러(2220억원)로 서학개미의 러브콜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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