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사스페셜] 여야, 여성 초선 의원들이 본 21대 국회는?
입력 2021-01-31 14:32  | 수정 2021-01-31 14:42
3인 3색, 여성 초선 의원이 보는 국회는?
국회 입성 첫 느낌은?
상대 당 대표에 대한 평가는?

■ 프로그램: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 (시사스페셜)
■ 방송일 : 2021년 1월 31일 (일요일) 오전 10시
■ 진 행 : 정운갑 앵커
■ 출연자 :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기사 인용 시 ‘MBN 정운갑의 집중분석(시사스페셜)출처를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정운갑>21대 국회의원 300명 가운데 여성의원은 57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습니다. 15대 국회 때까지만 해도 여성의원 숫자가 한 자릿수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적지 않은 변화인데요. 아직도 많이 부족합니다.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정치권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여성 초선의원들과 함께 한국 정치에 대해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전원>안녕하세요

정운갑>황보승희 의원님, 이소영 의원님, 용혜인 의원님 세 분 나와주셨는데요. 이번 21대 국회 첫 입성인데요. 우선, 국회에 들어와서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어떤 건가요?

황보승희>국회는 국회다. 제가 풀어서 설명해 드린 게, 정장 입고 말로 싸우는 전쟁터다.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정운갑>국회는 전쟁터다?

황보승희>네. 전쟁터죠. 근데 이 전쟁을 폭력적으로 총을 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말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서로를 이해시키고 국민을 이해시키고 설득해 나가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이 잘 안 되고 여전히 말로 싸우고 있는 현실이죠. 안타깝습니다.

정운갑>이소영 의원께서는 ‘사회의 축소판 이렇게 적으셨네요?

이소영>네. 저는 국회가 사회의 축소판이다. 이게 인구를 축소한 측면을 얘기하는 건 아니고 우리 사회에서 사회를 이끌어가는 교수 사회, 공무원 사회, 그리고 경제 그룹. 모든 그룹 사회가 사실은 50대 남성 중심의 특유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국회에 지금 제가 8개월째 됩니다. 국회도 그 유사한 특성을 가지고 있구나. 그런 측면에서 한국 사회의 축소판이다, 이렇게 써봤는데요. 아마 인적 구성과 여러 가지 특성이 비슷하다 보니까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있는 위계질서, 위계 문화라거나 이런 문화적인 특성들도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정운갑>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그림까지 그려주셨네요.

용혜인>네. 저는 양복이라고 적어봤는데요. 이게 처음에 국회에 왔을 때 기본소득당 같은 경우는 여성 정치인들이 많고 제가 더불어시민당에서는 비례정당이다 보니까 여성 후보가 절반은 됐었거든요. 국회 임기를 시작하고 나니까 정말 남성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그때 처음 실감을 했는데 다 비슷한 나이 대에 비슷한 양복을 입으신 분들을 많이 보면서 사실은 처음에는 동료 의원님들의 얼굴을 알아보고 외우는 것이 가장 큰 과제였습니다. 그 정도로 되게 비슷하신 분들이 (많아서)

정운갑>용 의원님은 90년대 생인데요.

용혜인>네. 제가 딱 90년생입니다.


정운갑>여의도에 왔을 때 젊은이들이 얘기하는 이른바 꼰대 문화, 이런 게 확 느껴지던가요?

용혜인>일단 저는 다른 당이어서 그래도 다른 당의 당원으로서 존중해주시긴 하는데 아마 그런 부분은 큰 정당에 계신 분들이 더 많이 느끼실 것 같은데요.

정운갑>여의도 국회에서 성 비위 사건이 이어지고 있잖아요. 얼마 전에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가 문제가 됐고, 전에는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 지금은 탈당했죠? 그리고 박원순 전 시장... 여성의원들의 시각에서 도대체 왜 이런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고 보는지요?

황보승희>권력의 최정점에 계신 분들, 소위 말해서 관리자 계층에 계신 분들이 거의 남성들이고 박원순 시장 사건도 그렇고 부산의 오거돈 시장 사건도 그렇고 시장님들께서 저지른 성 비위 사건이 가장 측근에 있는 여직원을 대상으로 발생한 사건입니다. 그런 걸 볼 때 아직 사회 인식이 권력을 가진 분들이 측근에 계신 여직원을 대할 때 이게 동반자적인 파트너십이 아니라 다소 남성, 여성 관점이 아니어야 되는데

정운갑>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로 보는 거군요.

황보승희>그렇죠. 권력의 문제로 측근에게 성 사건을 저질렀을 때 사실은 이게 밖으로 잘 새어나가지 않을 것이다. 비밀이 지켜질 것이다. 이런 것들을 전제로 하는 인식들이 권력형 성 비위 사건의 핵심이지 않은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정운갑>그런데 시대가 참 많이 바뀌었는데요, 이 의원님.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의 ‘후궁 발언 파문이 커지고 있잖아요. 여성의원이 여성의원에 대한 이 같은 발언 어떻게 봐야 합니까?

이소영>저는 앞서서 얘기된 계속된 정치권 내에서의 성폭력 문제하고도 관련되는 얘기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조수진 의원이 동료 여성의원을 후궁에 빗대서 표현한 것 자체가 저는 굉장히 충격적이고 안타까웠습니다. 후궁이라고 하는 말 자체가 여성의 주체성을 인정하지 않고 여성이 성취한 성취는 남성들의 시혜적인, 은혜에 의한 것이라는 인식이 녹아있는 것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사회 전반, 국회를 포함해서 여성을 대등한 시민, 대등한 동료로 인식하지 못하게 되는 그런 문화를 반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운갑>용혜인 의원님 시각이 궁금합니다.

용혜인>사실 성폭력이라는 것은 언제나 권력 관계 속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요. 정치권이라는 곳이 워낙 권력 관계라는 것이 명확한 공간이어서 저의 최근 일련의 성폭력 사건들을 바라보면서 고민은 제도적으로 가해자를 처벌하거나 배제하거나 하는 제도들을 만들어 나가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결국에는 정치를 해나가고 있는 사람들이 바뀌어야 이 문제도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최근에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많이 생각했었습니다. 결국에는 더 많은 여성이 정치에 진출하고 더 많은 여성이 권력이라는 공간에 더 진출해야 이런 성폭력 문제들도 정치권 내에서 근절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운갑>여성들이 국회에 많이 진출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건지, 아니면 여자 남자를 떠나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 시각의 변화가 더 중요한 것인지요?

용혜인>물론 시각의 변화, 혹은 여성을 우리가 동료 시민으로서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인 토론이나 논의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것에 대해서 부정하는 것은 아닌데요. 그것만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왜냐하면 정치권은 워낙 내밀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고 가고 권력 관계가 생살여탈권을 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건이 벌어지고 그것이 은폐되는 경우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래서 결국에는 여성들이 권력에 진출해야만 그것이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정운갑>선거 얘기 좀 하겠습니다. 보궐선거 얼마 안 남았잖아요. 내년 3월에는 대통령 선거도 치러지는데요. 이 의원님. 4월 보궐선거에 여성의원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후보들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고, 또 판세는 어떻게 보고 계세요?

이소영>사실 제가 속한 정당에서 보궐선거 선거관리 위원을 맡고 있어서 특정 후보에 대해 평가를 하긴 어려운데 저는 이번 보궐선거가 서울 시장과 부산시장 선거고요. 내년도에 지방선거가 치러질 때까지 1년 정도의 시정을 담당하는 사람을 뽑는 선거입니다. 사실 서울시장이나 부산시장이나 광역 단체장이라고 하는 역할이 대통령이 아니거든요. 정치보다는 사실은 행정적으로 서울시장 같은 경우에는 서울시 안에 있는 여러 자치구에 특별 교부금을 잘 국가와 협의해서 교부를 해주고 지역마다 존재하는 많은 이슈와 쟁점들을 잘 검토해서 행정력을 발휘해야 하는 역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 시민들 그리고 부산 시민들께서 유명한 사람, 혹은 정치적인 여러 관점에 따라서 판단하시기보다는 유능한 사람, 그리고 앞으로 1년 동안 정부와 국회와 같이 합을 맞춰서 서울 시민들을 위해서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아마 선택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운갑>황보승희 의원님, 만약에, 가정입니다만 이번에 여성분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처음이잖아요.

황보승희>여성으로서, 정치하는 입장에서 여성 시장이 나오는 거에 대해서는 굉장히 큰 기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우리가 속도는 더디지만 16대 이후에 계속해서 여성 국회의원 수가 스무 명 이상 늘어나고 그 흐름에 발맞춰서 최초의 여성 광역시장이 탄생하느냐 이렇게 기대를 하고 볼 수 있는 상황인데요. 그런데 뭐 아시다시피 이번 선거는 전직 오거돈, 박원순 두 시장의 권력형 성비위 사건으로 부득이하게 유발된 보궐선거입니다. 800억 이상의 예산을 넣어서 선거를 해야 되기 때문에 그거에 대한 국민들의 판단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요. 무엇보다도 지난 연말에 여론조사를 보면 집권당에 대한 정권 심판 차원에서의 선거를 하겠다 하는 국민 여론이 50% 이상이 넘기 때문에 이번 문재인 정권의 실정, 이런 것들에 대한 비판이 굉장히 있을 것이고요. 아시겠지만 경제정책 실패, 부동산정책 실패, 부산 같은 경우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비율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소득주도 성장 이후에 경제가 굉장히 힘들어지고 무엇보다도 코로나 이후에 더 어려워졌기 때문에 그거에 대한 국민의 판단이 있을 거고 그런 문제점을 딛고 부산시와 서울시에 훌륭한 비전을 제시하시는 분들이 최종적으로 선택받지 않을까 이렇게 기대합니다.

정운갑>용 의원님 보궐선거 어떻게 바라보고 계세요?

용혜인>저희 기본소득당 같은 경우도 서울시장 후보를 내고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 대선 1년 앞두고 치러지는 선거이니만큼 대선 전초전이라는 말에는 저희도 동의합니다. 다만 대선이라는 것이 향후 5년간의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해서 논의하는 선거잖아요. 그랬을 때 이 대선 전초전 역시도 사실은 대한민국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혹은 한국에서 가장 큰 도시인 서울과 부산이 어떻게 리모델링 되어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데 이게 대권 잠룡들의 약간 대선으로 가는 길목처럼 여겨지는 것에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있고요. 그래서 대선 전초전이지만 정쟁으로서의 대선 전초전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비전과 리모델링할 설계도를 가지고 경쟁하는 선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정운갑>대선 얘기도 해볼게요.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이재명 지사 1강, 이낙연 대표, 윤석열 총장 2강, 이런 흐름으로 나오던데요. 이 문제는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님께 먼저 여쭙겠습니다.

황보승희>너무 안타까운 건 현재 저희 당 소속의 대권 주자가 없는 상황이죠. 그러나 이번 서울, 부산 선거를 통해서 저희가 정권 심판, 또 정권 교체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지금 저희 당에도 좋은 자원들이 많습니다. 현재 너무 잠룡들의 상태기 때문에 이번 선거를 계기로 자신감을 갖고 전면에 나서시지 않을까.

정운갑>지금 세 사람 외에 국민의힘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이렇게 보시는거군요?

황보승희>저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 유승민 잔 의원님, 원희룡 지사. 몸풀기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래서 아주 새로운 인물이 나올까에 대한 것은 조금 생각해볼 여지는 있지만, 기존에 저희 당에서 활동하시던 저평가 우량주를 적극적으로 발굴해서 국민들 앞에 선택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정운갑>이소영 의원님은요?

이소영>저는 현직 검찰총장을 대선 후보로 전제하고 평가하는 건 적절하지 않을 것 같고요. 나머지 언급되고 계신 두 분에 대해서는 사실 두 분의 장단점이 명확합니다. 매력이 아주 다른 분들이고요. 이낙연 민주당 대표 같은 경우에는 5선 국회의원이시고, 도지사를 하셨던 분이고. 또 최장수 총리를 하셨던 분이고 지금은 집권 여당의 당 대표까지 하시고 계신 상황이기 때문에 경험과 경륜에서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을 가지고 계시고 이재명 경기도지사 같은 경우에도 이번에 코로나 대응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 상황에서 추진력과 실행력에 아주 높은 평가를 받는 분이십니다. 그리고 본인이 생각하는 사회 의제를 사회적으로 설득하고 그것을 실제 정책으로 연결시키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국민의힘에서도 좋은 후보가 나오셔서 국민들이 여러분들, 여러 좋은 후보들을 놓고 판단하실 수 있는 상황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정운갑>상당히 여유가 있는 답변으로 들립니다.

이소영>여유가 있다고만은 할 수 없습니다.

정운갑>용 의원님, 젊은 여성 의원이신데, 내년 대선에서 분명 시대정신이라는 게 있을 겁니다. 여야, 자기가 속한 당을 떠나서 내년 대선에는 이런 사람이 됐으면좋겠다는 그런 바람이 있을 것 같아요.

용혜인>저도 그게 참 고민인데요. 정권 심판이라는 말이 많은 분들이 이야기한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럼 질문이 하나가 남습니다. 정권 심판하면 그 다음은 뭐냐에 대한 대답을 정치권이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 지금 어떤 여론조사의 결과나 제1 야당에 후보가 없는 것이 드러나는 이유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고요. 코로나 사태를 거치고, 4차 산업혁명과 기후 위기 시대를 거치면서 새롭게 대한민국 사회를 어떻게 리모델링하고 사회계약을 형성할 거냐에 있어서 저는 소득 재분배 문제, 일자리 문제, 소비 활동, 수요가 멈춰버린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어떻게 다시 설계해야 되는지에 대한 대답을 내놓는 것이 다음 대선에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 될 것 같고요. 그런 측면에서 기본소득당 같은 경우는 저희는 기본소득이라는 시대의 대안을 가지고 제시를 하고 있습니다만 저희가 평균 나이가 24세의 아주 젊은 정당이라서 대선은 또 40세 이상만 출마할 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좀 고민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정운갑>용 의원이 직접 나서고 싶은데 그럴 여건이 안 되는군요.

용혜인>나이가 안 돼서 출마를 못 하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정운갑>지금 거론되는 후보 중에 기본이라는 개념을 들고 나온 후보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그런 가치가 결국에 내년에 대선에 필요할 것이다. 그런 말씀인가요?

용혜인>네. 사실 이재명 지사가 기본소득에 대해서 가장 먼저 현실 정치권에서 이야기하신 분이고 제가 알기론 원희룡 지사님도 기본소득에 관심이 많으신 거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다음 대선에서는 기본소득이 중요한 화두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정운갑>이 대목에서 황보 의원님의 답변이 필요해 보입니다.

황보승희>저희 김종인 비대위원장께서도 기본소득에 대해 언급하셨고 저희 당내에서 아직 그게 적극적으로 공론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개별 의원들끼리는 공부하고 있습니다. 소득 재분배에 대한 부분, 국가가 작은 정부를 지향해야 한다는 데는 우리 보수정당은 기본적인 입장을 갖고 있지만, 국가의 영역이 작용하지 않는 특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의 개입, 또 국회의 고민.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합니다.

정운갑>이렇게 세분 얘기를 나눠보면 공감대가 있고 대화가 잘 되는데 왜 국회 안에만 가면 피 터지게 싸우는 듯한 모습만 보이죠? 이 의원님. 왜 그렇습니까?

이소영>그러게요. 저희 셋은 평소에도 자주 얘기하고 굉장히 가깝게 지내는데요.

정운갑>그러면 소통의 문제인가요?

이소영>다른 분들도 저희처럼 지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황보승희>제가 최근에 어떤 철학자분과 저희 당 소속 의원들이 공부하고 있어요. 통치 철학이라는 걸 일주일에 한 번 공부하는데요. 생각이 같은 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것 같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생각이 다른 분을 설득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여쭤봤더니 감동을 주면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소통이 전제되어야 하고 이해가 되어야 하고 그걸 넘어서 공감하고 감동하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저희가 아직 만난 횟수나 대화를 나누는 횟수 이런 것들을 생각할 때 그 단계까지 못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운갑>세 분부터라도 의회 문화를 바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는 상대 당 대표에 대한 평가의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여당, 야당, 각각 상대 당 대표에 대한 평가, 용 의원님부터 말씀해주시겠습니까? 판넬에 어르신이라고 썼네요

용혜인>사실 좀 전에 왜 이렇게 국회 안에만 들어가면 싸우느냐고 이야기를 하셨는데 사실 저희는 국회 경험이 처음이고, 뭔가 일을 하려는 의욕이 가득 찬 초선의원들이잖아요. 근데 지금까지 국회가 해왔던 관성이 있다 보니까 오랫동안 국회에서 국회의원을 하신 분들은 해왔던 방식대로 싸우기, 소리치기, 호통하기. 이런 걸 많이 하시는 것 같고요. 양당의 대표님들을 사실 제가 뭐라고 이미지를 말씀드려야 될까 진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저에게는 저는 젊은 사람들과 주로 활동을 하고.

정운갑>어르신, 점잖게 표현한 겁니까? ‘꼰대 쓰고 싶었던 건가요?

용혜인>꼰대인지 아닌지는 제가 확인을 못 해 봐서. 하지만 저에게는 나이 차이도 크게 나고. 기성 정치를 오랫동안 해온 분들이라는 생각이 좀 들어서 그런 면에서 배워야 할 점도 많은 것 같고 대신 저희가 바꿔야 할 점도 많은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정운갑>양쪽을 균형 있게 말씀해주시네요. 어쨌든 국회에 들어와 문화적 충격이 컸던 거 같아요. 앞서는 양복이라고 그랬고, 이번에는 어르신이라고 했는데요. 이 의원님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에 대해서 평가한 거죠?

이소영>네, 유능한 감독 이렇게 썼습니다.

정운갑>어떤 의미죠?
이소영>사실 김종인 위원장님께서 여러 당에서 러브콜을 받으시고 또 민주당의 대표 역할도 하셨다가 지금 국민의힘 대표 역할을 하고 계신데, 히딩크 감독이 여러 축구팀에서 러브콜을 받는 것처럼 굉장히 어떤 유능하고 능력 있는 분이시라는 측면은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을 거 같고요. 다만 사실 정당이라고 하는 조직은 유사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국민들에게 일관된 메시지와 정책을 가지고 사회를 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이제 성격이 다른 여러 당의 대표를 맡으셨다는 측면에서는 조금 정당의 대표, 또는 어떤 스포츠 팀의 대표 그런 측면에서의 살펴 갈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운갑>야당인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께서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에 대해 뭐라고 쓰셨습니까.

황보승희>미스터 글쎄요.

정운갑>글쎄요에 물음표가 있는 겁니까? (웃음) 어쨌든 이낙연 대표에 대한 평가죠.

황보승희>이낙연 대표님이 이렇게 굉장히 합리적인 분이고 성격도 굉장히 원만한 분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이슈들에 대해서 지금 당대표로 대응을 하실 때 글쎄요 라는 말을 굉장히 많이 하시고 제가 쓰지는 않았지만 성찰하겠습니다, 이런 말씀을 요새 많이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이 글쎄요 라는 것이 이분께서 사실상 대권주자로 언급이 되고 계시기 때문에 당대표를 하시면서 사심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당대표 주자로서 또는 대권 주자로서 어떤 입장을 명확히 밝히기가 굉장히 애매한 순간을 많이 겪고 계시고 그것을 글쎄요 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계신 거 같습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또 너무 무색무취하시다, 리더십의 문제가 있지 않냐.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고요. 그게 대권주자의 어떤 사심을 좀 버리시고 지금 현재 가지고 계시는 당 대표의 입장에서 조금 판단을 하셔서 말씀을 하시는 것이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나중에 더 잘 평가받으실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좀 듭니다. 그리고 당내의 공론화되지 않는 것들, 사면 문제라든지 또는 이익공유제 이런 것들도 사실은 이제 마음이 앞서시고 내부 합의가 잘 안 된 상황에서 나온 말씀들이 오히려 지금 대권지지율, 주자로서 지지율이 떨어지는 요인이라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정운갑>지나친 신중함이다, 이런 지적으로 들립니다. 국회 입성한 후에 여성의원으로서 힘든 점이 있었을 것이고, 지내다 보면 동료나 선배 의원들 중에 롤모델로 삼고 싶은 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소영>힘들었던 점은 저는 이제 작년에 선거를 치르면서 제 경쟁 후보분들이 저보다 스무 살, 많게는 서른 살 많으신 분들이었거든요. 젊은 여성을 정치적인 리더로서 인정하거나 존중하지 않는 문화들도 있다 보니까 여자가 잘하겠어, 혹은 젊은 사람이 무슨 정치를 해, 국회의원을 해, 이런 반응들을 많이 접하게 됐고 그걸 설득하는 게 굉장히 어려운 부분이었는데 그런 과정들이 힘들었다면 힘들었던 기억이고요. 롤모델이라고 한다면 사실 이제 한국 사회에서 국회의원, 정치인이라는 어떤 이름을 가지고 살아가는 모든 여성들이 다들 대단해 보입니다. 저는 이제 8개월 하고 있는데 출산과 육아의 부담도 여전히 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 또 지역구에서 국회에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여성 선배님들을 보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다들 대단하신 분들 같습니다.

정운갑>특정인이 아니라 여성 모든 분들이 훌륭하시다, 용 의원님은요?

용혜인>저는 이제 기본소득당에는 국회의원이 저 혼자이기 때문에 사실은 당내에서 다른 의원님들에게 여성으로서 겪는 어려움보다 소수 정당으로 겪는 어려움..

정운갑>소수 정당으로 상당한 어려움이 있죠?

용혜인>네, (소수 정당으로 겪는 어려움이) 좀 더 컸던 거 같아요. 예를 들면 본회의가 열린다고 뉴스를 통해서 보고 본회의장에 갔는데 가는 동안 공지를 받는다거나 이런 일들도 있었고요. 그리고 이제 의원실로 차별금지법이나 대주주 기준 3억 관련된 항의 전화들이 가끔 올 때가 있는데요. 보통 그런 전화들은 의원실에 있는 여성 비서들이 많이 받는데 저희는 남성 비서가 받거든요. 그래서 전화가 와서 이 방은 만날 남자들이 받네 하고 별로 화를 안 내시고 끊은 적이 있었어요, 최근에. 그걸 보면서 참 여성들이 이런 정치의 영역에서 어떤 일들을 전담하고 있는가 생각들을 많이 했던 거 같고요. 그리고 존경하는 롤모델은 저는 다선 하신 여성의원들이 많지 않잖아요. 보통 비례로 여성들이 50% 정도 들어오긴 하지만 결국에는 지역구에서 자리 잡고 재선, 3선, 4선, 5선, 6선 하는 분들이 많지 않은데 재선 이상 하시는 분들을 보면 참 이 어려운 여의도에서 여성으로서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정운갑>황보승희 의원님은요?
황보승희>제가 2004년도에 처음 구의원을 했었거든요. 그때만 해도 구의회에 여성이 저 하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부산 전체에 한 250명 구의원 중에 여성이 5명 밖에 없던 시절이었거든요. 그에 비하면 국회는 지금 300명 중에 57명이기 때문에..

정운갑>많이 늘긴 했어요.

황보승희>엄청 숫자가 많이 늘었고요. 특히 지역구가 29명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 면에서는 과거보다 소통할 수 있는 여성 동지들이 많아졌다는 건 굉장히 좋은 점이고 당내에서는 사실 지역구 여성의원이 6명밖에 안 됩니다. 그중에 2분이 재선의원이시고 4명이 초선인데 4명 중에 또 2분이 당내 대변인을 맡고 계시기 때문에 사실은 지역에서 저희가 특별위원회 같은 걸 꾸릴 때 사실 여성에 대한 배려, 이런 것들이 좀 있고. 배려라기보다는 이제 구성을 하면서 여성 비율을 높여야 하는 것들이 있어요. 그리고 또 지역구를 대변할 사람도 필요하고. 그러다 보니 전 사실 지금 의원이 되고 나서 당내 특위나 특위를 10개 이상 맡아서 일이 너무 많아서 힘들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존경하는 정치인이라기보다 제가 이제 정치 영역에서 20년 정도 9급 비서에서 시작해서 구의원, 시의원을 거쳐서 여기까지 왔기 때문에 많은 정치인들을 봐왔고요. 정치인들의 각각의 좋은 점, 제가 가까이서 뵌 분들 말씀을 좀 드리면 김형오 전 국회의장 같은 경우는 굉장히 꼼꼼하시고 항상 창의적인 것들을 정치에서 찾아내세요.

정운갑>연구와 노력을 많이 하시지요. 책도 쓰시고.

황보승희>맞습니다. 정치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거든요. 그리고 김무성 전 대표님 같은 경우는 그냥 언뜻 봤을 때는 굉장히 마초적일 것 같지만 굉장히 합리적인 분입니다

정운갑>한 분만 꼽아달라고 했는데요(웃음)

황보승희>여러분들의 좋은 점을 말씀드리고 싶고요. 또 링컨 대통령의 통합의 정신, 우리 지금 한국 정치의 어떤 시대정신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운갑>어느덧 마지막 순서인데요. 국회 입성하고 내가 이것만은 꼭 이루고 싶다. 용 의원님부터 쭉 돌아가면서 말씀 듣겠습니다.

용혜인>네, 저는 당명에서부터 기본소득당이라고 이름을 딱 걸었지 않습니까. 사실은 한국 정치에서 굉장히 생소한 이름이거든요. 보통 당명이라고 하면 민주, 정의, 국민, 자유 이런 이름들이 들어가야 할 거 같은데 기본소득을 21대 국회에서 꼭 실현하겠다, 대한민국에서 실현하겠다는 어떤 의지를 담아서 기본소득당이라는 당명을 낯설지만 지어봤습니다. 그래서 21대 국회에서 기본소득의 실현만큼은 꼭 해내는 것이 기본소득당의 제1 목표일 수밖에 없고요. 그런 취지에서 5개 정당, 원내 5개 정당의 의원들이 함께 작년 연말에 기본소득공론화법을 발의했습니다. 제가 대표 발의를 했는데요. 2021년 올 한해에는 모두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주어지는 이 기본소득이 충분히 공론화되고 국민적 차원으로 숙의될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정운갑>황보승희 의원님은요?

황보승희>저는 협설이공이라고 썼는데요. 사자성어는 아니고 협상하고 설득하고 이해하고 공감하라. 그런 정치를 21대 국회에서 하고 싶고요.

정운갑>그렇게만 되면 제대로 정치가 될 거 같아요.

황보승희>그리고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제가 지역에서 선거하면서 주민들께 늘 얘기했던 게 상식과 합리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그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 그리고 각 진영에 있는 국민들을대상으로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승리할 수 있는 정치를 21대 국회에서 꼭 하고 싶고요. 제가 청년의힘의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 정치를 위해서 정당 내에서 청년 인재들을 계속해서 키우고 기회를 줘서 대한민국의 정치가 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그 틀을 만들고 싶습니다.

정운갑>이소영 의원님은요?

이소영>저는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해서 운동을 하다가 국회에 들어왔는데요. 우리 지구가 지속가능하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0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까 탄소 중립을 만들어야 된다고 하는 게 과학자들의 목소리입니다. 그래서 유럽, 영국, 미국,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에 이어서 이제 계속 2050년 탄소중립선언이 나오고 있고 우리도 지난 10월에 선언을 했는데요. 사실 2050년까지 온실가스배출을 0으로 만든다고 하는 게 어떤 사람들은 불가능하다고 얘기할 정도로 어려운 과제입니다. 30년이 걸리는 긴 프로젝트고요, 그래서 작년에 선언이 나왔기 때문에 제가 21대 국회에 있는 기간 동안 그 기반과 기초를 마련하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정운갑>단순히 의회 속 여성의원들의 숫자만을 얘기하는 게 아닙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여성에 대한 불평등과 차별이 진행되고 있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여기 계신 세 분부터 성차별이라는 불합리한 사회구조를 바꾸는 데 앞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늘 초심을 잃지 마시고요. 오늘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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