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살벌한 中…3천억 뇌물수수 혐의 前자산관리공사 회장 25일만에 사형
입력 2021-01-31 14:26 

중국 역사상 가장 많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사형이 선고된 중국 자산관리회사 회장에 대해 중국 사법 당국이 1심 선고를 내린지 한 달도 안 돼 형을 집행했다.
1월 31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톈진시 제2중급인민법원은 29일 오전 랴이샤오민 전 화룽자산관리 회장의 사형을 집행했다.
앞서 톈진시 제2중급인민법원은 지난 5일 2008~2018년 뇌물 17억8800만위안(약 3057억원)을 받고, 중혼(여러 상대와 혼인)한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지난 21일 열린 2심 선고 재판에서도 라이 전 회장에게 1심과 같은 사형을 선고했다. 라이 전 회장이 1심 선고부터 사형 집행까지 걸린 기간은 25일로 채 한 달이 걸리지 않았다.
라이 전 회장은 은감회 판공청 주임과 화룽자산관리공사 회장 등 요직을 맡으면서 3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뇌물을 받았다. 뇌물 수수액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래 최대 규모다.

당국이 적발한 뇌물 수수 건수만 22건이고 한번에 6억위안(약 1026억원)이 넘는 뇌물을 받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8년 중국 공산당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로부터 조사를 받고 사임했으며 이후 자택에서 무게 3t에 달하는 2억7000만위안(약 440억원)의 현금 뭉치가 발견됐다. 아울러 라이 전 회장은 결혼한 유부남임에도 다른 여자와 장기간 부부 사이로 지내며 슬하에 아들 2명을 두는 등 중혼죄를 저질렀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는 라이 전 회장이 주택만 100채가 넘고 첩도 100여 명을 뒀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법원은 라이 전 회장의 개인재산을 전부 몰수했다.
라이 전 회장에 대한 사형 집행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강력한 부패 척결을 주문한 뒤 곧바로 이뤄졌다. 시 주석은 1월 22일 공산당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5차 전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당 집권의 최대 위험인 부패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사회 부패와 잘못된 기풍 문제를 바로잡아 인민(국민)들이 공평정의를 느끼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패 척결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조금만 방심해도 공든탑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악의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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