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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 조금씩 실감하는 이별 "KIA 훈련지서 짐 뺐다"
입력 2021-01-31 13:40  | 수정 2021-01-31 14:06
KIA와 이별을 선택한 양현종이 KIA 훈련지서 짐을 쌌다. 사진=MK스포츠 DB
MK스포츠 정철우 전문기자
이제는 '남'이라는 글자에 더 익숙해져야 한다. 일방적인 이별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서로 감정이 상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한 덕에 상처는 적었지만 함께하지 못한다는 냉정한 현실은 받아들여야 한다. FA 투수 양현종(33)과 KIA 타이거즈 이야기다.
양현종은 30일 KIA측과 만난 자리에서 "메이저리그에 계속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더 이상은 미련을 둘 수 없는 이별 통보였다.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놓지 않고 기다렸던 KIA도 어쩔 수 없이 이별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KIA와 양현종은 서로의 성공을 빌며 그렇게 헤어졌다.
양현종은 구단을 통해 저의 꿈을 위한 도전으로 오랜 시간 기다려주신 구단에 죄송하면서도 정말 감사 드린다”며 윌리엄스 감독님께도 함께 하지 못하게 돼 죄송하다고 말씀 드렸다. 그 동안 열정적으로 응원해주신 팬 여러분께도 정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끝까지 팀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음을 엿볼 수 있는 코멘트였지만 이제 남이라는 현실은 피할 수 없다.
바로 31일부터 이별을 실감하게 됐다. 더 이상 훈련 장소를 KIA 선수들과 함께 쓰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그동안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내 체력 단련장에서 개인 훈련을 해왔다. 최고의 시설에서 마음껏 훈련할 수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KIA 소속 선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30일 이후로는 같은 장소를 쓰기 어려워졌다.
누가 뭐라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KIA가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곳이다. 2월 1일 부터는 정식 팀 훈련이 시작된다.
개인 루틴에 따라 훈련해야 하는 양현종이 있으면 아무래도 방해가 될 수 밖에 없다.
양현종도 당연하게 이 사실을 받아들였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장소 섭외가 쉽지는 않았을 수도 있었지만 훈련할 수 있는 새로운 장소를 찾아 2월1일부터 훈련을 재개하기로 했다.
양현종의 에이전트인 최인국 대표는 "이제 모든 것이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훈련은 당연히 지금까지와는 다른 장소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양현종 선수가 워낙 광주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장소를 섭외하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새로운 훈련장에서 훈련하며 결과를 기다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연히 훈련에 필요한 짐도 라커룸에서 뺄 수 밖에 없다. 조금씩 이별을 실감하게 되는 셈이다.
앞으로는 시간의 구애도 받지 않고 메이저리그행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그만큼 보호장치도 사라진 셈이다.
무려 14년의 세월을 함께한 KIA와 양현종이다. 그리고 이제 둘은 조금씩 이별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butyou@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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