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안철수, 문 대통령에 '원전 문건' 해명 요구…"청와대 졸렬"
입력 2021-01-30 12:14  | 수정 2021-04-30 13:05

문재인 정부가 북한에 원전을 지어주려 했다는 이른바 '원전 문건' 의혹과 관련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의 해명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안 대표는 페이스북에 올린 '북한 원전 추진, 진실 은폐하면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밝혀야'라는 글에서 "우리는 원전 중단, 북한에는 원전 건설, 사실이라면 누가 봐도 모순이고 기가 막히다"면서 "북한이 원전건설을 요청한 것인지, 아니면 먼저 제안을 한 것인지 밝히라"고 요구했습니다.

또 "우리 국민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까지 기만한 것"이라면서 "청와대는 얼렁뚱땅 정치공세로 치부하며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진실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국정조사와 특검이 필요하면서 "2003년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도 DJ 대북 송금 특검을 주도한 만큼 반대할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산자부 공무원들이 일요일 야심한 밤에 도둑처럼 들어가 자신들이 작성한 문서를 파쇄 했는지 의문이었다"면서 "왜 그런 무리수를 두었는지 이유가 분명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청와대 주장대로 법적으로 문제없고 단순한 실무 경협 차원의 검토였다면, 비밀스럽게 저장 관리할 이유도, 일요일 한밤중에 몰래 삭제할 이유도 없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국민의힘이 청와대의 '원전 문건' 의혹을 이적행위로 규정하고 청와대가 법적 대응을 예고한 데 대해서는 "청와대가 야당의 정당한 문제 제기와 비판에 대해 법적 조치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졸렬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또 "북한에 정말로 원전을 지어주려고 했다면, 그것은 UN 안보리 대북 제재 위반일 뿐만 아니라 명백하게 대한민국 법률 위반 "이라면서 "북한 원전 건설은 UN 대북 제재에서 이탈해 국제사회 '왕따'를 자초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로 미국으로부터 세컨더리 보이콧을 당하면 우리 경제 전체가 치명타를 받는 위험천만 한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원전을 군사적으로 전용할 가능성이 충분한데 적법절차 없이 원전을 지어주려고 했다면 그것은 이적행위"라고 밝혔습니다.

안 대표는 "중요한 것은 문서 작성과 파기를 지시한 윗선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사업의 성격상 윗선은 청와대임은 분명하다"고 단언했습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중요한 것은 문건에 담긴 내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신 센터장은 "과거 6자 회담과 제네바 합의 때 북한에 경수로를 지어주기로 한 바 있다"면서 "북한 비핵화에 발맞춰 원전을 제공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이야기는 북한에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비핵화 프로세스에 북한을 끌어들이기 위한 협상용 발언이나 검토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자료를 왜 지웠는지가 문제"라면서 "과거 경수로 사업 추진 때 작성한 보고서 수준의 내용이면 문제가 없겠으나 협상 차원을 넘어 구체적인 우리의 원전 기술이나 인력 관련 정보가 담겼으면 이적행위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습니다.

기술, 인력 등 관련 정보는 기업으로 치면 영업비밀이나 마찬가지라 반출 시 적법 절차가 필요한데, 적절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북한에 몰래 줬다면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신 센터장은 또 "북한의 원전 기술은 영변5MW 원전을 기반으로 하는데 구형모델로 핵잠수함을 만들 때 필요한 소형 원전으로 발전시키기는 적합하지 않다"면서 "북한이 첨단 원전 기술을 습득하면 핵잠수함에 쓸 소형 원자로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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