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길냥이가 옮기면 어쩌려고…동물혐오 우려 고조
입력 2021-01-27 17:55  | 수정 2021-02-03 18:03

부산에 직장을 둔 2년 차 '캣맘' A씨는 최근 평소 보살피던 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려 하자 인근에 있던 주민이 훼방을 놓은 일을 겪었습니다.

해당 주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병을 옮길 수 있다"며 고양이에게 밥을 주지 말고 그릇도 치우라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고양이가 밥을 먹을 수 있도록 자리를 제공해주는 가게 사장과 싸우기도 했습니다.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경남 진주 국제기도원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되자 곳곳에서 동물 학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모인 한 커뮤니티에서는 "동물을 키우는 가정에 낙인이 찍힐까 두렵다"며 "가뜩이나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범죄자들도 많아 걱정이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에 "주변 시선이 오히려 더 걱정", "길고양이를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이 생길까 봐 무섭다"는 댓글이 이어지며 걱정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또 이번 사건으로 반려동물 유기가 급증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2월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할 시기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전파할까 봐 반려동물을 대거 버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실제 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은 낮으며 오히려 그동안의 동물 감염은 대부분 사람이 동물에게 전파한 사례였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수의사회 동물보호 복지위원을 지낸 이학범 수의사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따르면 동물 간 전파,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전파한 사례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반려동물을 보살필 때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학범 수의사는 "사람 간 거리두기를 하는 것처럼 강아지를 산책할 때도 다른 동물과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고 말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완벽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기에 동물 감염 관련 정보가 계속 추가되는 만큼 반려인은 최신 정보를 숙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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