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성난 인도 농민들…뉴델리에서 대규모 트랙터 시위
입력 2021-01-27 06:58  | 수정 2021-01-27 08:36
【 앵커멘트 】
농업 개혁법에 반대하며 석 달째 시위를 이어가는 인도 농민들이 어제(26일) 수도 뉴델리에서 경찰과 충돌했습니다.
충돌 과정에서 농민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전광열 기자입니다.


【 기자 】
인도 최대 국경일인 '리퍼블릭 데이'에 농민들의 대규모 트랙터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농민들은 트랙터로 경찰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뚫고 뉴델리 시내로 진입했고, 일부 농민은 뉴델리 대표 유적지 '레드 포트'에 들어가 망루 국기게양대에 시위대 깃발을 꽂았습니다.

▶ 인터뷰 : 하르프리트 싱 / 인도 농민
- "전국 각지에서 온 농민들이 시위에 나선 건 누구의 지시를 받아서가 아닙니다. 농업 개혁법 반대 의사를 밝히려고 이러는 겁니다."

인도 언론은 트랙터가 뒤집히면서 농민 1명이 숨졌고, 시위 과정에서 경찰을 포함해 여러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습니다.

농민들은 지난해 9월 의회를 통과한 농업 개혁법에 항의하면서 11월부터 노숙까지 불사하며 상경 시위에 나섰는데, 시위 초반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로 추산된다는 2억 5천만 명이 전국에서 24시간 동안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농업 개혁법은 국가가 관리하던 농산물 유통과 가격 책정을 시장에 개방하는 내용인데, 농민들은 민간 기업이 헐값에 농산물을 가져갈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농민들의 거센 반발에 18개월간 법 시행을 미루겠다고 밝혔지만, 농민들은 완전 폐지를 요구하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농민들이 이동할 마땅한 산업이 없는 상황에서 농촌을 개혁하려는 정부의 어설픈 시도가 이번 사태를 일으켰다"고 지적했습니다.

MBN뉴스 전광열입니다. [revelg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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