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교육 심층취재⑤]입학사정관제, 사교육 더 부추길라
입력 2009-07-06 08:59  | 수정 2009-07-06 12:49
【 앵커멘트 】
사교육 집중취재 다섯번째 순서입니다.
정부가 사교육을 줄이겠다며 선진형 대입제도로 도입한 것이 입학사정관제인데요.
하지만 많은 대학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기본적으로 요구해, 과연 사교육 대책으로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윤범기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시교육청과 대학교육협의회가 주최한 입학사정관제 설명회장입니다.

성적보다 학생들의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을 보겠다며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입학사정관제도.

이 때문에 대학들도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사교육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공언해왔습니다.


▶ 인터뷰 : 박 철 / 한국외국어대 총장
- "앞으로 그렇게 뽑는 입학사정관 선발 학생들의 수가 늘면 어느 정도 사교육비에 대한 염려가 감소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하지만 설명회에서 발표된 입학사정관 전형의 합격 사례를 보면 이 제도 역시 성적을 중시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연세대 한마음 전형에 합격한 S군의 경우 장애와 편모 슬하라는 조건에도 취상위 수준의 학업능력을 갖췄다는 점이 강조됐습니다.

경희대 관광학부에 합격한 D양은 부도로 인해 아버지가 실종됐지만 학생부 성적이 탁월하고 전체 수석을 했었다는 점이 합격한 원인으로 제시됐습니다.

성균관대의 글로벌 리더 전형은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성적을 40%나 반영하는 등 사실상 성적에 의한 진입장벽이 존재했습니다.

▶ 인터뷰 : 김혜남 / 서울교육청 진학지도 지원단 팀장
- "명문대 같은 경우는 교과성적이 2등급 정도 안 되면 힘들다 그런 이야기까지 들리고 있거든요. 대학교 측은 "입학사정관제에 대해 잘못 알려진 거 같다. 왜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이렇게 (지원이) 많으냐?" 이런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이는 입학사정관제가사교육비 절감의 대안이 될 것이라는 정부의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대목입니다.

▶ 인터뷰 : 이 범 / 교육평론가
- "입학사정관제 지금 우리나라에서 도입하고 있는 방식을 보면 수능, 내신, 논술 그리고 학생부 비교과 영역에 들어가는 각종 입상실적이나 토플 점수 이런 것들 다 반영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 방향으로 가면 사교육비 절감이 되기가 어렵고요."

이런 상황에서 입학사정관제로 대학에 진학하려는 수험생들의 혼란과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조연희 / 서울 풍문여고 2학년
- "교내외 대회도 나가야 하고, 공인외국어 성적도 따야 하고, 반장, 부반장 같은 것도 해야 하고 내신 성적도 어느 정도 뒷받침을 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 많은 일을 해야 하니까 혼란스러워요."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결국 입시에서 성적을 중시하는 대학들의 관행이 계속되는 한 입학사정관제로 사교육을 줄이겠다는 본래의 취지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Copyright ⓒ m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