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제2의 '정인이 사건' 없게"…보육원 기부 행렬 잇따라
입력 2021-01-20 16:01  | 수정 2021-01-27 16:03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일부 보육원에 온정의 손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정인이처럼 어른들의 무관심으로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더는 생기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에 나서겠다는 취지에서입니다.

경기도의 한 보육원 관계자는 "직접 보육원에 찾아와서 봉사하고 싶다는 분들도 계셨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 차원에서 정중히 사양했다"며 "기부금은 학원비나 아이들이 쓰는 문구류를 구입하는 데 보탤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성남시민 38살 이모씨는 "정인이처럼 어른들의 무관심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더는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남편과 함께 소액이나마 꾸준하게 기부하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도 기부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포시 운양동에 사는 49살 홍창우씨는 얼마 전 같은 자동차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회원들과 200만 원을 모아 서울과 대구에 있는 보육원 여러 곳에 기부했습니다.

홍씨는 이 동호회 인터넷 게시판에 "정인이에 대한 마음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보육원 여러 곳에 100만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는 글을 올리며 "이 게시물에 달리는 댓글 1개당 1천 원을 기부금에 보태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경남 진주시에 거주하는 37살 조동규씨는 정인이를 추모하는 취지에서 진주시민들이 모이는 온라인 카페를 통해 '우리 아이 옷 기부하기'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조씨는 "한 아이의 아빠로서 마음이 무척 무거웠다"면서 "코로나19 탓에 다 같이 모여 봉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서 비대면 방식의 기부를 생각해냈다"고 전했습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인이 사건'이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불러일으키면서 아동복지에 관심을 두고 기부 등 실천에 나서는 사례가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정 사안에 대한 문제의식을 토대로 기부하는 행위는 기부자에게 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있다는 효능감과 심리적 위안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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