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우리 동네 하수처리장 여유 부지에 데이터센터를 짓자"
입력 2021-01-19 11:00 

신기술로 하수처리장 내 1차 침전지 부지를 획기적으로 줄여 데이터센터를 건립하고 데이터센터에서 발생되는 열은 하수처리장에서 재이용하는 사업이 주목받고 있다.
19일 부강테크는 기 보유한 하수처리장 부지 절감 기술에 하수처리장 연계 데이터센터 냉각 특허를 출원하고 DOW(Datacenter On Wastewater treatment plant; 하수처리장 내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부강테크 관계자는 "정부의 한국형 그린 뉴딜 정책에 맞물려 최근 부산시를 비롯한 지방정부와 공공기관, 대기업 등으로부터 기술 및 사업에 대한 설명회나 강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면서 "부강테크는 미국 자회사를 통해서도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데 미국 현지에서도 관심이 높다"고 전했다.
부강테크의 기술은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하는 열을 엄청난 에너지를 써서 냉각시키는 대신 하수처리장에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하수처리장의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유발하고 기후변화 대응에도 도움이 된다. 경제적 이득과 환경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성공적인 그린 뉴딜 모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부강테크 관계자는 "하수처리장 전체를 개선하면 더 많은 부지를 만들 수 있지만 규모가 크고 복잡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면서 "여기에 사용되는 기술은 부지 절감 외에 하수 내 유기물을 더 많이 분리하여 에너지 비용은 줄이고 바이오 가스는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혁신기술"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업 진행이 신속하고 필요 시 전체 하수처리장으로 단계별 확장이 가능한 1차 침전지 대체에 우선 초점을 맞추고 사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전 세계 하수 처리장의 90% 이상이 유입된 하수를 2~3시간 가량 중력에 의해 침전시키는 전통적인 1차 침전지를 보유하고 있어 적용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부강테크에 따르면 전국 87개 하수처리장에 설치된 기존 1차 침전지를 신기술로 대체할 경우 기존 부지 면적의 86.7%인 36만9475㎡(11만1962평)를 데이터센터 건립에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절감된 부지에 데이터센터를 짓는 경우 NHN 광주 데이터센터 기준 148개, 삼성 SDS 마포 상암 규모 기준으로 93개의 데이터센터가 하루 5만t 이상 하수처리장 내에 들어설 수 있다.

데이터센터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의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되고 무인자동차까지 상용화될 경우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된다. 아마존이 클라우드 서비스 AWS로 이 분야를 선도하며 세계 1위 기업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전력 수급, 환경규제, 고용, 보안, 통신 속도나 마케팅 등 데이터센터 입지를 고려할 때 가장 큰 난관 중 하나가 도시에서의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이다.
부강테크 관계자는 "모든 도시는 기초 사회간접시설인 하수처리장을 보유하고 있고 대도시의 경우 도시 팽창으로 처리장들이 도심에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흔하다"며 "오래된 하수처리장들은 대부분 노후시설 현대화, 기후변화 및 새로운 규제에 대한 대응에 고심하고 있는데, 하수처리장에 데이터센터를 건립하면 부지를 찾고 있는 민간기업과 하수처리장 개선을 고민하는 지방 정부가 서로 상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강테크는 국내 최초의 하수처리장인 서울 중랑물재생센터와 아시아 최대 규모로 꼽히는 서남물재생센터의 기존 1차 침전지를 BBF/Proteus라는 특허 기술로 성공적으로 대체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환경부와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그린뉴딜 유망기업 100 선정, 특허청으로부터 하반기 대한민국 특허기술상 최고의 영예인 세종대왕상을 수상한 혁신 수처리 기업이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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