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바이든과 푸틴 갈등 불러온 나발니는 누구?
입력 2021-01-18 10:58  | 수정 2021-01-19 11:06

미국과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거취를 두고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초기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18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독극물 공격을 받고 치료 중이던 나발니가 탑승한 비행기는 독일 베를린을 떠나 17일(현지시간)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나발니는 공항 도착 직후 입국심사대에서 러시아 교정 당국인 '연방형집행국'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나발니는 체포 전 기자들을 향해 "나는 두렵지 않다"며 "내가 한 행동은 옳고, 나에 대한 모든 형사사건은 조작됐다"고 외쳤다.
연방형집행국은 이날 보도문을 내고 나발니가 2014년 사기 사건 연루 유죄 판결과 관련한 집행유예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체포했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그동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 부유층과 정치권 인사들의 부정부패를 고발해온 대표적인 야권운동가다. 특히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을 향해 "위헌이자 헌정 쿠테타"라고 비판하는 등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8월 모스크바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차를 마신 뒤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졌다. 이후 독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가 18일 만에 의식을 회복했다.
당시 독일과 프랑스, 스웨덴 연구소들은 나발니가 옛 소련 시절 개발된 신경작용제인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나발니 사건은 노비촉에 의한 살인미수라는 것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독극물 사건 배후로 러시아 정부를 지목했다.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 독살 혐의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말 송년 기자회견에서 나발니를 독살하려 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가) 그를 독살하려고 했으면 임무를 완수했을 것"이라며 짜증스러운 반응을 보였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미 바이든 행정부는 나발니를 체포한 러시아 정부를 즉각 비난했다.
초대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에 내정된 제이크 설리번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크렘린이 나발니를 공격한 건 단순한 인권침해가 아니라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러시아 국민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나발니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떠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성명을 통해 "러시아 정부가 선거에 참여하려는 모든 정당과 후보에게 공평한 경기장을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외무부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유럽 동맹국과 함께 최고 수준으로 상황을 주의하고 있으며, 나발니의 즉각 석방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나발니 체포는 오는 18일 개회하는 유럽의회와 25일 열리는 외교이사회에서도 논의될 예정이라고 타스통신은 전했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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