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인기척]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예요"…서울·경상 차이, 정말일까?
입력 2021-01-14 10:03  | 수정 2021-01-14 11:59
사진=온라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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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높이까지 올라가는 거예요?"
"어느 정도 높이까지 내려가는 거예요?"
이 두 문장이 방언에 따라 다르게 읽힌다는 설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경상도 방언으로 말했을 때는 점점 음이 올라가고, 서울말은 끝으로 갈 수록 음이 내려간다는 게 그 내용인데요. 사실인지 짚어봤습니다.

▲ SNS에서 유튜브까지 쏟아지는 '인증'

한 트위터리안은 글자 높이를 달리한 '어느 정도 높이까지 올라가는 거예요' 사진과 함께 "경상도 사람과 서울 사람의 차이"라는 내용의 트윗을 올렸습니다. 그는 "서로 못 읽는다. 소리내서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서울 토박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내용을 접한 뒤 "몰랐는데 보고 읽어보니 정말 내려간다"라고 했습니다. 다른 누리꾼들도 "너무 정확해", "글만 봐도 목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음성지원이 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크게 공감했습니다.

사진=빅원 유튜브 캡처

경상도 방언과 서울말로 각각 말하고 비교해보며 '인증'에 나서는 이들도 속속 등장했습니다. 유튜브에도 '어느정도 높이까지' 열풍이 불었습니다. 부산 출신 래퍼 빅원도 이에 호응해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 '어느 정도 높이까지 올라가는 거예요?'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게시했습니다. 빅원은 영상 속에서 직접 경상도 억양과 서울 억양으로 문장을 여러 차례 읽어 보였습니다.

▲"경상 방언이 올라간다고요? 착각입니다"

'경상도 사람과 서울 사람의 차이' 사진을 받아본 국립국어원 어문연구과 위진 학예연구관은 "방언에 대한 고정관념이 만든 착각"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는 "경상 방언도 올라가는 경우가 있고 내려가는 경우가 있다"며 "서울 방언도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위 연구관은 "모든 한국어에는 운율이 있기 때문에 물결을 타듯이 읽게 된다"며 사진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억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음이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차이는 문형과 의미, 내용에 따라서 달리 나타납니다. 위 연구관은 "화제가 된 문장은 의문형이기 때문에 서울 방언으로 읽더라도 끝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라고 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암묵적으로 경상도 사람은 말을 세게 하고 톤이 올라간다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긴 착각"이라고 말했습니다.

▲ 경상도 사람은 받아쓰기도 되는 '이의 이승'…"근거 있다"

사진=온라인 캡처

과거 '2의 2승, 2의 e승, e의 2승, e의 e승'을 경상도 억양으로 구분이 가능하다는 주장도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유사한 사례로 '5의 5승, 5의 o승, o의 5승, o의 o승'이 있는데요. 여기엔 근거가 있습니다.

'이의 이승'의 변형인 '오의 오승' / 사진=디지털뉴스부

위 연구관은 "경상도를 포함한 동해안 지방 방언은 성조로 의미 구분을 하므로 차이가 나타난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서울, 경기, 충청, 전라를 비롯한 서쪽 지역에서는 장단으로 의미를 구분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결론적으로 성조 방언이냐, 장단 방언이냐에 따라 같은 말이 다르게 들릴 수 있는 것입니다.


[황인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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