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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카이로스` 안보현 "서도균과 싱크로율 99.9%…남규리, 신비로운 매력"
입력 2021-01-14 06:59 
안보현은 `카이로스`를 선택한 이유로 대본과 박승우 감독에 대한 믿음을 꼽았다. 제공| FN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배우 안보현(32)은 지난달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카이로스'에서 서도균 역을 맡아 열연하면서 2020년을 마지막까지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카이로스'(극본 이수현, 연출 박승우)는 어린 딸이 유괴 당해 절망에 빠진 한 달 뒤의 남자 김서진(신성록 분)과 실종된 엄마를 찾아야 하는 한 달 전의 여자 한애리(이세영 분)가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기 위해 ‘시간을 가로질러 고군분투하는 타임 크로싱 스릴러. 한달 전과 후를 사는 남녀를 시간을 넘나든다는 독특한 설정을 화면을 통해 잘 구현해 호평을 받았다.
안보현이 열연한 유중건설 과장 서도균은 김서진의 충실한 오른팔이자 김서진의 아내 강현채(남규리 분)만을 바라보는 내연남. 뒤에서 악행을 꾸미는 인물 등 캐릭터가 지닌 여러 면모를 표현해냈다.
'카이로스'를 통해 한걸음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안보현은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인터뷰를 진행하며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안보현은 "한 여름부터 가을을 지나 추운 겨울까지 6개월의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다. 배우들, 스태프들 모두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끝낼 수 있어서 감사했고 박승우 감독님의 입봉작을 함께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 있었다"고 종영소감을 밝혔다.
안보현이 '카이로스'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안보현은 "우선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면서 흡입력 있는 대본을 첫손에 꼽았다. 이어 "저는 작품을 할 때 함께하는 분들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박승우 감독님을 만나자마자 꼭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보현은 "작가님과 감독님은 든든한 등대 같은 존재였다. 작가님은 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셨고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답답한 마음이 들때마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 될지 알려주신 것이 감독님"이라며 깊은 신뢰와 감사를 드러냈다.
'카이로스'를 찍으면서 작가와 감독이 안보현이 맡은 서도균에게 주문한 것은 '현채를 향한 마음'이었다. 현채를 사랑하는 마음에 진정성을 담고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고 헤쳐나가는 진심이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것. 안보현은 서도균의 숨겨진 부분을 표현하려 애썼다고 했다.
"서도균은 등장인물 모두에게 내면을 숨기고 있는 캐릭터라 상대에 따라 감정, 행동이 달라져요. 극중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제 나름대로는 서도균이 평생 외롭고 혼자였던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서도균이기 때문에 그 사랑, 강현채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도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나와 다른 세상에 있는 듯한 현채'에 반하고 사랑한 거라 진실을 알게된 뒤에도 현채 만큼은 계속 다른 세상에서 살 수 있게 해주고 싶었어요. 현채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괜찮다고 생각하는 그런 서도균을 연기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안보현은 극중 호흡을 맞춘 남규리에 대해 "현실에서도 짝사랑 상대로 최고"라며 추켜세웠다. 제공| FN엔터테인먼트

안보현이 생각하는 서도균과 안보현의 싱크로율은 무려 99.9%. 안보현은 "서도균의 열정이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끈기 같은 점들이 실제 저와 비슷하다. 차이점이라면 서도균이 저보다 더 똑똑하다는 점"이라고 장난스레 말했다. 이어 "또 다른 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영상을 보며 '나에게 이런 느낌도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저를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이었다"라고 의미 부여했다.
'카이로스'는 태정타운의 붕괴 사건 전말이 공개되며 유서일(신구 분) 회장이 죗값을 치르게 되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그러나 서도균은 강현채를 괴롭히는 강현채의 친아버지 이병학(성지루 분)을 살해하면서 함께 사망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희생한 것. 서도균에게 만큼은 '카이로스'가 새드엔딩으로 끝맺음 했다.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을까.
안보현은 "저는 너무 마음에 든다"고 만족스러워한 뒤 "저는 처음부터 서도균이 이 극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안보현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맞는 것 같다. 서도균은 죽음으로 죗값을 갚고 강현채는 서도균의 죽음 후 살아가야 하는 것으로 죗값을 치른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안보현은 또 "서도균이라는 인물은 모든 것이 강현채로 시작해서 강현채로 끝난다"면서 4회 엔딩인 강현채와 키스신과 14회에서 강현채를 이병학에게서 구한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강현채를 향한 마음에 진정성이 담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래서 저도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도 희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서도균의 마음, 강현채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이 괜찮다고 생각하는 서도균을 연기하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강현채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는 안보현. 촬영장에서 만난 남규리와는 어땠을까. 호흡에 대해 묻자 안보현은 "만나기 전에는 씨야의 남규리라는 이미지가 강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만나서 호흡을 맞춰보니 정말 깊이있는 배우라고 느껴지더라. 신비로운 매력이 있는 분이라 현실에서도 짝사랑 상대로는 최고가 아닐까 생각했다"고 극찬했다.
또 연인 강현채의 남편이자 상사 김서진 역을 맡은 신성록에 대해서는 "집중력이 정말 뛰어나시더라. 리허설부터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로 자연스럽게 리드해주셨다. 같이 연기하면서 정말 많이 배웠다"고 감탄한 뒤 "저보다 키가 큰 배우와 연기하는 게 처음이라서 그런지 편안한 마음으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세영에 대해서는 "다른 드라마에서 시청자로 봤을 때도, 실제로 함께 연기하게 되었을 때도 에너지가 정말 좋은 배우라고 느꼈다. 함께하는 장면이 많지 않아서 아쉬웠다. 다른 작품에서는 꼭 함께 연기해보고 싶은 배우"라고 말했다.
극 중 서도균은 미련스러울만큼 강현채에 대한 우직한 마음을 드러내 '호균'(호구+도균)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안보현은 '카이로스'를 돌아보며 "아쉽지만 다행"이라고 표현했다.
"촬영이 끝나니 아쉬운 점만 생각이 납니다. 조금 더 폭넓은 표현을 했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워요. 그래도 시청자분들이 호균이라는 댓글을 달아주시거나 도균이 나쁜 놈이라고 말씀하실 때마다 '그래도 내가 드라마에 몰입하실 수 있게 했구'나 싶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도균이의 찐사랑을 알아주시는 것 같아서 저는 호균이라는 말이 좋더라고요"(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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