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김종인이 비유한 윤석열의 '별의 순간' 무슨 뜻?
입력 2021-01-13 14:13  | 수정 2021-01-20 15:03

"'별의 순간'이 지금 보일 것이다."

어제(12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인간이 살아가는 과정에 별의 순간은 한번 밖에 안 온다"며 이같이 말해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차기 대권 주자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윤 총장이다보니 정치권 안팎에선 김 위원장이 언급한 '별의 순간' 을 자연스레 '대선 출마'와 연관지었습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윤 총장에게 "그 별의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느냐에 따라 자기가 국가를 위해 크게 기여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때 '별의 순간'이 단순히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었을까 의문이 듭니다.

물론 그럴 수 있으나 독일 유학파 출신인 김 위원장의 이력을 고려하면 '별의 순간'은 독일어인 'Sternstunde(슈테른슈튼데)'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한국어로 '운명적 시간, 결정적 순간'을 뜻합니다.


한국외대 독일어과를 졸업한 김 위원장은 1960년대 당시에는 보기 드물게 독일에서 유학했습니다. 1964년부터 1972년까지 뮌스터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마쳤습니다. 세부 전공은 재정학입니다. 귀국한 뒤 1973년 3월에는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가 됐습니다.

김 위원장은 독일에서 유학하면서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에 대한 연구에 심취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김 위원장은 `경제 민주화`를 끊임없이 주장해 왔습니다.

김 위원장이 말하는 경제 민주화에 대해 그는 2016년 8월 대한상공회의소 조찬강연에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민주주의는 권위주의 정치 체제에 대한 반발로 나온 개념이다. 우리나라 자본주의 발전단계와 역사를 볼 때 부(富)가 경제는 물론 사회의 여러 측면을 권위적으로 지배해 왔다. 바로 이런 불합리한 점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경제도 민주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1986년 `직선제 헌법`이라 부르는 6공 헌법 개정에도 참여한 김 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국회 헌법개정개헌안 10인 기초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김종인 조항`이라 부르는 119조 2항, `경제의 민주화` 조항을 관철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김 위원장은 당 소속 의원 102명에게 마르코 루비오의 `공공선 자본주의와 좋은 일자리`란 제목의 보고서를 보냈습니다. 이 역시 고객과 노동자, 사회까지 기업을 둘러싼 모두의 이익 향상을 도모하자는 독일식 모델을 의원들에게 제시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해당 보고서에는 21세기에 들어와 신흥 산업의 급격한 성장과 중국과의 무역 경쟁의 패배 등으로 미국 경제가 급변하며 일자리 창출에 실패하고 양극화가 심화하며 사회 공동체의 이익이 훼손됐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못 말리는 `독일 사랑`은 20년 넘게 차고 다닌 독일제 시계로도 잘 알려진 바 있습니다. 지난 2016년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로 지원 유세에 나선 김 위원장은 `랑에 운트 죄네`라는 독일 최고급 시계를 찬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를 두고 SNS에서는 한 개당 수천만 원이 넘는 고급 시계를 차면서 `경제민주화`를 주장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등 갑론을박이 일었습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해당 시계는 독일정부 초청 유학시절 기숙사를 함께 썼던 독일인 의사 친구가 선물한 것으로, 20년 동안 한결같이 차고 다닌 것 뿐"이라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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