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할말 하는 `강한 대한변협`이 필요…"변협개혁 이종엽이 하겠다"
입력 2021-01-12 16:30  | 수정 2021-01-12 16:48
12일 이종엽 후보(맨 왼쪽)가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인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변협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아침 일찍 국회에 갔다 오느라..."
1월 25일 치러지는 제51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기호 4번 이종엽 후보. 이종엽 변호사가 '부실교육 초래하는 방송통신대 로스쿨법 철회하라'라는 플래카드를 든 채 인터뷰 약속 장소에 들어서면서 이같이 말했다. 약속 장소는 서울 서초구 교대역 바로 앞에 위치한 이 변호사의 선거사무실였다. 선거사무실 앞에는 '변협개혁 이종엽과 함께'라는 플래카드가 서있었다.
12일 이 변호사는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인 한 여당 의원을 만나 방송통신대 로스쿨법에 대한 변협의 입장을 전달했다. 지난 6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당 의원 10명이 '국립 방송통신 법학전문대학원 설치·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하자 변호사 업계가 발칵 뒤집어졌기 때문이다. 이 법안은 기존 로스쿨의 단점을 보완하여 온라인 로스쿨을 도입하자는 것인데 변호사 업계는 이미 로스쿨은 법을 통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하고 있다며 맞섰다.
12일 국회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이종엽 후보
그는 3년여의 짧은 검사생활을 마치고, 1995년 봄 변호사로 개업했다. 이후 25년간 줄곧 인천에서 단독 사무실을 운영하거나 소형 법무법인에서 활동하면서 지방의 개업 변호사로 살아왔다.
그는 다른 후보와는 달리 지방변호사회 회장 출신이다. 2017년 2월부터 인천지방변호사회 회장을 맡았다. 그는 "하나의 지방변호사회를 이끄는 수장으로서 회원들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정책을 만든 경험이 있는 드문 후보"라면서 "대한변협이나 서울변회의 참모가 아니라 하나의 지방변호사회의 수장을 맡아본 내가 대한변협을 이끌어갈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대한변협 후보 다섯 명 가운데 유력한 후보로 손꼽힌다.
이 변호사는 '행동하는 협회장'이 되겠다고 주장한다. 그는 인천변회 회장 및 대한변협 총회 부의장으로 대한변협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감사위원회 신설, 회원 분담금 인하를 이뤄냈고, 변호사 직역수호단을 결성해 집행부가 외면한 불법 법률 플랫폼 형사고발, 변호사시험 6회 이하 변호사에 대한 세무사 자격취득 제한 세무사법 헌법소원 제기, 로스쿨 정원 감축을 위한 결원보충제 폐지 운동을 직접 주도했다.
이 변호사는 인천변회 회장일 때 인천회의 월 회원 분담금을 만원 인하했다. 그는 "과거 변협 회원이 만명일 때도 회원 분담금이 월 4만원였고, 현재 회원이 3만명일 때도 똑같다"며 "급증한 회비로 인한 변협의 방만한 재정운영을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회원들에게 실익이 없는 과도한 국제교류 행사 축소 및 간소화, 방만한 각종 위원회 통폐합을 통해 회원 분담금을 절반 가까이 줄이겠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지난 2년간 대한변협 총회 부의장으로 활동하면서 변호사 직역수호활동을 추진했다. 그 예로 변호사를 플랫폼 노동자로 전락시킬 수 있는 법률 플랫폼업체인 '네이버 엑스퍼트'를 형사고발했다. 네이버는 기존 5.5%의 수수료를 1.6%로 낮췄다. 또 다른 법률 플랫폼인 '로톡'도 형사고발했다. 이 변호사는 "거대자본이 법률시장을 장악하는 전단계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영리 목적으로 브로커가 한명의 변호사를 의뢰인에게 소개해주면 변호사법 위반인데, 법률 플랫폼은 법과 무법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지지층은 탄탄한 편이다. 후보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지난해 11월 제일 먼저 출마선언을 했다. 이 변호사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주축이 된 한국법조인협회(한법협)의 지지를 받고 있다. 로스쿨 출신 젊은 변호사들은 변협 회원 3만명 가운데 절반을 차지해 '캐스팅 보터(결정투표자)'다. 로스쿨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서울변회장 선거에 도전하는 김정욱 변호사와 연대하고 있다.
이 변호사는 자신을 '개혁적인 성향'이라고 칭했다. 유사직역의 무분별한 변호사 업계 잠식에 맞설 '강한 대한변협'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부를 상대로 집단행동 등 강경하게 대응할 생각이다. 그는 "국회의원 및 언론과의 공동토론회·심포지엄 개최 등 대국민 여론전도 전개할 것"이라며 "필요시, 정부를 상대로 신규변호사에 대한 실무교육 거부, 공익활동 거부 등 강경한 대응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할 말'은 하는 대한변협 회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운동하면서 변호사들을 만나보면 변협의 위상을 다시 찾아달라는 주문이 많았다"면서 "이를 위해 정치적 중립을 지키며 바른 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법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서 대한변협 위상을 다시 찾겠다"고 덧붙였다.
▶▶ 이종엽 후보는…
△1963년생. 사법연수원 18기. 서울대 법대 졸업.
△인천지검·창원지검 검사. 제19대 인천지방변회장. 대한변협 총회 부의장·이사 역임. 現 직역수호변호사단 및 법조정상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동대표.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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