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만8천원 치킨, 배달료가 1만5천원?…폭설에 5배 치솟은 라이더 몸값
입력 2021-01-07 13:56 
6일 폭설로 도로에 눈이 쌓여있다. [사진 제공 = 라이더유니온]

간밤에 내린 폭설로 배달 라이더들의 몸값이 최대 5배까지 치솟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배달 음식 주문은 늘어난 반면 기상 악화로 일을 하려는 라이더들은 줄었기 때문이다. 라이더 안전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은 음식 주문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 주문은 늘고 라이더는 줄고

6일 쿠팡이츠 일부 지역의 라이더 수수료가 건당 1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사진 출처 = 라이더 커뮤니티]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이츠는 전날 서울 강남구와 용산구, 금천구, 관악구, 동작구 등 일부 지역에서 라이더들에게 주는 건당 배달 수수료로 1만5000원을 내걸었다. 평소 해당 지역의 배달 건당 수수료가 3100~4200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최대 5배 가량 오른 것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의 경우에도 수수료가 4000~6500원으로 1.5~2배 가량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폭설로 배달 음식 주문량은 급증했다. 서울 동작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모(35) 씨는 "평소보다 주문량이 2배 정도 늘었다"며 "저녁 9시 피크타임때는 배달 시간이 2시간이나 소요돼 컴플레인이 많았다"고 말했다. 실제 쿠팡이츠에서는 평소 주문량이 적었던 용산구와 금천구, 관악구의 주문 현황을 '매우 많음'으로 안내했다. 배달 라이더들의 몸값이 치솟은 건 배달앱이 주는 '웃돈' 때문이다. 음식점은 소비자로부터 받은 2000~3000원의 배달료를 라이더에게 지급한다. 여기에 각 배달앱이 라이더를 더 많이, 더 빨리 수급하기 위해 1만원대의 웃돈을 얹어주는 방식이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외에 쿠팡이츠, 위메프오 등 배달앱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라이더들의 몸값은 계속 오르는 추세다.

◆ 배달앱 운영 일시 중단 사례도

7일 기상 악화로 쿠팡이츠 배달 서비스가 일시 중단됐다. [사진 출처=쿠팡이츠]
라이더들은 안전을 위해 높은 몸값에도 배달을 꺼려하고 있다. 한 라이더는 "1만5000원짜리 배달을 5개만해도 하루 일당"이라면서도 "목숨을 걸고 일하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배달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은 전날 자체 커뮤니티에 "현재 곳곳에서 라이더들이 넘어지거나 경사가 가파른 언덕에 고립됐다"며 "혼자 넘어진 것도 산재로 인정된다"고 공지했다. 이들은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각 배달앱에 배달 서비스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각 배달앱도 서비스 일시중단에 나섰다. 쿠팡이츠는 이날 '기상 악화로 배달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는 안내문을 띄웠다. 라이더들에게 기본 수수료 외에 지급하는 피크타임 보너스 수수료도 중단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도 전날 저녁부터 자체 배달 라이더들이 속한 '배민라이더스'와 '요기요 익스프레스'의 배달 가능지역을 축소했다.
소비자들도 배달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달 라이더들의 안전을 위해 오늘 하루만 배달을 시키지 말자", "배달 요청사항에 천천히 와달라는 메모를 남겼다" 등 응원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신미진 매경닷컴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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