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지지자들 의사당 난입 '폭력사태'…바이든 당선확정 못해
입력 2021-01-07 08:33  | 수정 2021-01-14 09:03

민주주의 모범국을 자랑해온 미국에서 현지시간으로 오늘(6일) 시위대가 의사당에 난입하는 폭력 사태로 인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승리 확정 절차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당선인 확정의 마지막 관문인 의회의 합동회의가 불미스러운 폭력 사태로 비화하며 역사의 오점으로 남을 전망입니다. 미 언론은 '폭도', '폭동'이라고 규정하며 이번 사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특히 11·3 대선 패배에 불복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시위대를 선동해 폭력 사태를 촉발했다는 비판론에 직면할 전망입니다.

오는 20일 새 대통령 취임을 앞둔 미국이 시계제로 혼란 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입니다.

미 의회는 이날 오후 1시 주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인증하고 바이든 당선인을 합법적 당선인으로 확정하기 위해 상·하원 합동회의를 개최했습니다.


과거 합동회의는 형식적 절차로 여겨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하고 일부 공화당 의원이 동조하는 바람에 당선인 확정의 마지막 절차로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회의가 시작되자 공화당 의원들이 애리조나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문제 삼으며 이를 둘러싼 격론을 벌이는 등 논란이 불붙었습니다.

그러나 시작 1시간여 만에 회의는 갑자기 중단됐습니다.

오전부터 의회 인근에서 바이든 인증 반대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가 바리케이드를 넘어 의회로 난입한 것입니다.


경찰은 최루가스까지 동원했지만 성난 시위대는 의사당 내부까지 들어가 상원 의장석까지 점거했습니다.

이 과정에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며 여성 1명이 총에 맞아 중태에 빠지고 경찰이 부상해 병원으로 후송되는 것으로 전해지는 등 극심한 불상사가 빚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이 심상치 않자 "의회 경찰과 법 집행관을 지지해달라. 그들은 진정 우리나라의 편"이라고 평화시위를 당부했습니다. 또 동영상 메시지까지 만들어 "지금 귀가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상황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백악관은 주방위군과 연방경찰을 시위 진압을 위해 보냈다고 밝혔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시위대를 최대한도로 처벌하겠다고 엄정 대응 방침을 공언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시위대 앞 연설에서 "우리는 도둑질을 멈추게 할 것"이라며 지지자들이 의회로 향하도록 독려했다고 AP통신은 전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전례 없는 공격이라고 비난하면서 의사당에서 폭동이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도 시위대가 즉각 의사당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온 밋 롬니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 폭동은 대통령이 오늘 초래한 것"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친 트럼프 폭도가 의사당 건물을 급습했다"고 표현했고, CNN방송은 "폭도가 의사당을 침범했다"고 비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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