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멍 자국 보고도 방치한 입양기관…입양 사후관리에 '구멍'
입력 2021-01-07 06:59  | 수정 2021-01-07 07:38
【 앵커멘트 】
정인이 입양을 맡았던 홀트아동복지회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정인이가 학대를 당했다는 신고를 받은 뒤 정인이 집을 두 차례 방문했는데, 몸에 생긴 멍을 발견하는 등 폭행 정황을 보고도 신고를 하지 않았거든요.
홍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아동이 입양되면 입양기관은 1년간 의무적으로 사후관리를 진행합니다.

정인이가 입양된 후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는 3번 집을 방문했습니다.

이중 학대의심을 받고 방문한 지난해 5월 26일에는 멍 자국을 확인했고,

7월 2일에는 쇄골에 생긴 실금을 발견하고 차량에 방치했다는 사실도 알았지만 상담 정도만 진행했습니다.

홀트아동복지회 측은 당시 경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어 신고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앞서 지난 2014년에는 가정방문 없이 전화 상담만 진행해 복지부의 특별 감사를 받은 적도 있습니다.


▶ 스탠딩 : 홍지호 / 기자
- "입양가정에서 발생한 학대는 지난 4년간 260건이 넘습니다. 하지만, 입양기관 종사자의 신고는 6번에 불과했습니다."

입양기관은 아동학대를 발견하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신고해야 하는 신고의무자입니다.

가정의 상황을 보호기관이나 경찰보다 더 잘 아는데도, 자기들의 일처리가 잘못됐다는 비판이 두려워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않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 인터뷰 : 김미숙 / 한국아동복지학회 감사
- "양부모와 아동을 매치한 기관이 입양기관이기 때문에 이렇게 학대하는 양부모를 매칭해 줬다고…. 이것을 조금 무마하려는 것이 아닌가."

재산 규모나 입양 이유 정도만 묻는 현재 입양과정에서 주변인 조사와 심리검사 등을 더해 복합적인 판단 아래 입양이 이뤄지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논란이 거세지며 홀트아동복지회는 "정인이에게 미안하다"며 어제 사과문을 올렸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해 보입니다.

MBN뉴스 홍지호입니다.
[jihohong10@mbn.co.kr]

영상취재: 김원 기자
영상편집: 송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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