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커스M] 게임개발은 속도전…중소 게임업체에겐 막막한 주52시간
입력 2021-01-06 19:19  | 수정 2021-01-06 20:54
【 앵커멘트 】
판교에서 오징어잡이배, 등대라고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야근이 많은 게임업계를 빗댄 말인데요.
최근 대형게임사들은 근무환경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중소게임사들은 오는 7월 5인 이상으로 확대되는 주52시간제가 막막하기만 합니다.
포커스M 길기범 기자입니다.


【 기자 】
▶ 스탠딩 : 길기범 / 기자
- "이곳은 대형 게임사들이 몰려있는 판교 테크노밸리입니다. 게임회사는 불이 밤 늦게까지 꺼지지 않는다 해서 한때 판교의 오징어잡이 배라고도 불렸는데요. 실제 게임업계는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문제가 잇달았습니다."

지난 2016년 국내 게임회사 N사의 계열사에서 게임 개발자가 과로사했습니다.

당시 근무 시간은 일주일에 약 90시간.

게임 출시일에 맞추려고 초과 근무를 한 건데, 게임업계에선 쥐어짠다는 뜻의 '크런치 모드'라고 불릴 정도로 흔한 일입니다.


▶ 인터뷰 : 강은미 / 정의당 의원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 "추석 연휴에 12시간씩 근무하라는 명령이 있어서 4일 동안 총 56시간입니다."

▶ 인터뷰 : 성준호 / 스마일게이트그룹 의장
- "업종 특성상 일반적으로 휴일이나 명절에도 근무를 하는데 제가 이것은 파악하지 못하고…."

하지만 52시간제가 점차 정착되고 노조가 설립되는 등 인력 여유가 있는 대형게임사들의 근무 여건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차상준 / 화섬식품노조 스마일게이트지회장
- "근무환경 논의기구라고 해서 노사가 함께 얘기하는 걸 개설하게 되었고요. 장시간 노동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소게임사는 상황이 다릅니다.

신작 게임 출시를 두 달 앞둔 직원 5명의 소형게임사는 당장 7월부터 지켜야 하는 주 52시간제가 막막하기만 합니다.

인력을 충원할 여력도 없고, 직원이 1명만 쉬어도 게임 개발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학형 / 소형게임사 대표
- "막막한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개발자도 한 명, 디자인도 한 명 이런데, 한 명이 쉬는 순간 대비하기가 어려운 부분들이 있거든요."

실제 계도기간 없이 52시간제가 도입되면 중소게임사의 줄도산 가능성까지 제기됩니다.

▶ 인터뷰 : 위정현 / 한국게임학회 회장
- "게임의 개발주기가 길어질 것이기 때문에 그걸 못 견디고 도산하는 업체들이 좀 많아지지 않을까…."

미래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게임산업.

전문가들은 최근 급성장하는 중국 게임산업에 위축되지 않으려면 업계 특성에 맞는 유연한 근무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포커스M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이은준 VJ·정재우 VJ
영상편집 : 박찬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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