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현금 들고 강남으로…외지인 매입 역대 최고치
입력 2021-01-06 10:28 
강남 아파트. [한주형 기자]

지난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를 매입한 4명 중 1명은 서울이 아닌 타 지역 거주자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가 오히려 강남불패 심리를 자극했다는 해석이다.
6일 부동산 정보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강남3구 아파트 매매량은 1만1433건으로 이중 타지역 거주자 매입 비중은 25.6%(2927건)에 달했다.
강남3구 가운데 외지인 매입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강남구였다. 지난해 1~11월 아파트 매매거래 3809건 중 외지인 매입 비율은 27.5%(961건)에 달했다. 같은기간 송파구와 서초구 내 타지역 매입 비중은 각각 26.4%, 22.2%였다.
서울에 거주하지 않으면서 강남3구 아파트를 사들이는 비율은 2016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1~11월 타지역 거주자 강남3구 아파트 매입 비중은 2016년 18.8%에서 2018년 23.5%로 최고점을 기록한 후 2019년 24.0%로 더 올랐다. 직전 최고점은 2007년 매입비중인 23.3%였다.
연간 1~11월 타 지역 거주자들의 강남3구 아파트 매입 비중[자료제공 = 경제만랩]
'상경투자' 증가로 자금 유입이 늘어나면서 강남3구 아파트값 역시 오르는 모양새다.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하는 '역삼 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월에만 하더라도 20억 8000만원(2층)에 거래됐지만, 12월에는 23억 2000만원까지 뛰어 1년 새 2억 4000만원이 올랐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도 지난해 1월 26억 2500만원(20층)에 실거래가 이뤄졌지만, 2020년 12월 26일에는 28억(18층)에 거래돼 1억 7500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송파구 '송파레미니스' 전용면적 84㎡도 11억(16층)에서 13억 8000만원으로 2억 8000만원이나 치솟았다.
정부 부동산 규제로 수도권을 넘어 부산·울산·창원까지 규제지역에 포함되자 유동자금이 오히려 강남 및 수도권으로 향한다는 분석이다.
타 지역 거주자들의 서울 아파트 매입비중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0년 1~11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8만 5020건 중 타 지역 거주자가 사들인 아파트는 1만8966건으로 매입비중이 22.3%로 나타나 관련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강남은 업무와 문화, 교육, 교통의 핵심지로 파급력도 크고 안정성도 높다"며 "정부가 부동산 규제로 아파트 가격을 잡으려고 해도 타 지역거주자들까지 강남3구의 아파트 매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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