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만삭 임산부에게 `남편 반찬 챙기라`는 서울시…"부글부글"
입력 2021-01-06 08:02  | 수정 2021-01-06 08:12
[사진출처 = 해당 홈페이지 캡처]


"냉장고에 오래 된 음식은 버리고 가족들이 잘 먹는 밑반찬은 서너 가지 준비해 둡니다. 즉석 카레, 자장, 국 등의 인스턴트 음식을 몇 가지 준비해두면 요리에 서투른 남편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 임신·출산정보센터'가 임신말기(28주~40주) '꼭 알아두세요!'라면서 여성이 출산 전 점검할 사항이라며 소개한 내용 중 하나다.
5일 온라인에서는 이를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해당 내용이 만삭인 임산부에게 '집안일'과 '육아'를 출산 전에 미리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관점에 따라 병원에 있는 동안 남편이 좀 더 편하게 집안일을 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하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서울시가 2019년 웹·모바일에 퍼져 있는 각종 임신·출산 정보를 제공하고 민원까치 처리하겠다고 만든 사이트다.

취지대로 사이트에는 유익한 정보들이 많다. 난임을 비롯해 임신 출산 정보 등 내용도 방대하다.
지역네 병원도 알려주고 수유시설 지도 등도 생활에서 많이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처럼 시대착오적인 안내문은 아쉬운 대목이다.
심지어 '꼭 알아두세요!'에는 생필품을 점검하고 옷도 챙겨두라고 한다. 또한 "화장지, 치약, 칫솔, 비누, 세제 등의 남은 양을 체크해 남아있는 가족들이 불편하지 않게 합니다" "3일 혹은 7일 정도의 입원 날짜에 맞춰 남편과 아이들이 갈아입을 속옷, 양말, 와이셔츠, 손수건, 겉옷 등을 준비해 서랍에 잘 정리해둡니다'라고까지 했다.
'임신 중 성생활' 방법에 대한 설명에서도 표현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임신 중 성관계 횟수를 줄일 것을 당부하는 내용에는 "남편이 돌발적으로 아내를 덮치거나 과도하게 격렬한 성행위를 하게 되어 조산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라고 언급했다.
이런 내용은 SNS 등 온라인에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이런 성차별적인 내용을 올렸는지 모르겠다" "몸도 힘든 임신 말기에 남편 걱정 가족 걱정을 하라는 건가" "산부인과 가는 날까지 집안 일 하고 가라는게 말이 되나" "이게 출산 정보라고 꼭 알아두라니 한심하다" 등의 반응이다.
현재 문제가 된 내용들은 홈페이지에서 삭제된 상태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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