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목동 1500가구 대단지 입주에도 전셋값 안 떨어졌다
입력 2021-01-05 17:34  | 수정 2021-01-05 19:11
이달 서울 입주물량의 과반을 차지하는 1497가구 규모 래미안목동아델리체 전경. 신정2-1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로 지하철2호선 신정네거리역과 가깝다. [이축복 기자]
이달 서울 양천구에서 1497가구 대규모 단지인 '래미안목동아델리체'가 입주를 맞이해 '입주장' 기대감이 일고 있다. 입주 시점에 전세 매물이 대거 풀리면서 전셋값이 떨어지는 효과가 날지 관건이다.
그러나 최근 입주하는 수도권 대단지에서는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는 비율이 10가구 중 9가구 수준으로 오른 데다 임대차2법 시행에 따른 매물 감소로 전셋값 상승 요인이 우세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래미안목동아델리체는 오는 30일부터 입주를 시작한다. 1분기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중 세 번째로 큰 규모로, 양천구 내에서도 대규모 신축 단지가 등장한 것은 지난해 3월 3045가구 규모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입주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 때문에 이 단지는 통상 올해 전셋값 동향을 가늠하는 잣대로 여겨진다.
전세 시장은 일반적으로 입주 시기를 맞아 전세 공급이 많아지면 전셋값이 낮게 형성됐다가 2년 후 재계약 때 상승한다. 실제로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입주 당시를 보면 인근 단지인 930가구 규모 신정뉴타운롯데캐슬은 5000만원가량 전세금이 낮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엔 분위기가 다르다. 대단지가 입주하더라도 실제로 전월세 시장에 공급되는 매물은 매우 적어 전셋값 하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부동산 시장 분석 업체 부동산인포가 입주 후 6개월간 전월세 거래를 추적 조사한 결과 지난해 3월 입주한 인근 단지인 양천구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는 전월세 거래량이 299가구에 불과해 90%는 최초 분양 받은 사람이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월 입주한 서울 강동구 '고덕아르테온'도 4066가구 대규모 단지였지만 812가구만 전월세 거래량으로 잡혔다. 전체 가구 중 80%는 집주인이 거주하는 셈이다. 이처럼 자가 점유율이 높아진 이유로는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요건인 2년 거주 및 보유 강화가 꼽힌다. 또 규제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경우 6개월 내 전입을 의무화하면서 여유 주택분으로 풀리는 전세 공급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래미안목동아델리체도 전셋값 호가는 전용 115㎡가 13억원에, 전용 84㎡는 9억원대에 형성돼 분양가를 뛰어넘은 지 오래다. 2018년 분양 당시 전용 115㎡ 분양가는 9억~10억원 후반, 전용 84㎡ 분양가는 7억~9억원 초반대였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최근에는 입주 당시 집주인이 실거주해 양도세 요건을 채우는 게 일반적"이라며 "입주 시기에 전세 매물이 풀릴 요인이 없으니 전셋값 하락을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 1000가구 넘는 입주를 앞두면 하락하기 마련인 인근 단지 전셋값도 여전히 상승세다. 신정뉴타운롯데캐슬 전용 84㎡ 전셋값은 지난해 초 4억원 초반대에서 계약을 체결했으나 지난해 12월 6억원까지 올랐다.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 전용 84㎡ 역시 지난해 임대차법 시행 이전에 전셋값은 5억5000만원대였지만, 이후 꾸준히 올라 11월 이후 7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강남과 함께 학군지로 꼽히는 목동에서 신학기를 앞두고 외부 이주 수요도 가세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입주장 효과가 사라지는 데다 올해 서울 1분기 신축 아파트 공급 물량은 지난해보다 대폭 줄어 앞으로도 최악의 전세난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시장의 원활한 거래를 막는 각종 졸속규제를 폐기하고 재건축·재개발 등을 허용해 민간에 맡기지 않을 경우 앞으로도 집값과 전셋값 급등세는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축복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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