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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평가 강화 방침에도…IPO 절차 돌입한 제약·바이오 기업 벌써 12곳
입력 2021-01-05 15:34  | 수정 2021-01-12 15:36

새해에도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제약·바이오 기업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벌써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거나 청구하는 등 절차에 돌입한 기업도 12곳에 이른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 HK이노엔 등 대어급 기업도 상장 절차를 진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다만 아직 수익모델을 구축하지 못하고 기술만 있는 기업의 경우 코스닥 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평가 절차가 까다로워진 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한 제약·바이오 기업은 SK바이오사이언스(코스피), 디앤디파마텍, 딥노이드, 바이오라인, 에이디엠코리아 등 모두 9곳이다. 이에 더해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코스피),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네오이뮨텍, 뷰노는 이미 작년에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
이중 최대어로는 단연 SK바이오사이언스가 꼽힌다. 이 회사는 SK케미칼의 자회사로 백신 개발·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특히 자체적으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데다, 최근 각국에서 승인되기 시작한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해 주목받고 있다.

아직 상장예비심사 청구 단계까지는 진행되지 않았지만, HK이노엔도 올해 상장이 예정된 제약기업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예전 CJ헬스케어를 한국콜마가 인수해 사명을 변경한 이 회사는 차세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테고프라잔)을 국산 30호 신약으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케이캡은 지난 2019년 3년 시판 승인을 받고 그해 매출 100억원을 넘겨 블록버스터(단일 품목 기준 연간 매출 100억원 이상의 의약품을 부르는 말)에 등극했다. 작년에는 분기 매출 규모가 2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올해 첫 번째 상장 바이오기업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와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작년 말 금융감독원에 증권예탁증서(DR) 신고서를 접수했다. 이 회사는 허셉틴(트라스트주맙)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유럽의약품청(EMA)에 시판 승인을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의 바이오시밀러를 충북 오송에 있는 공장에서 생산하는 위탁생산 계열사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코스닥 상장을 추진 중이다. 작년 11월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 뒤 같은 해 12월 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가 일부 수정 요청을 받아 일정이 지연됐다.
금융당국은 상장을 추진하는 바이오기업에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기술특례로 상장을 추진하는 제넥신의 관계사 네오이뮨텍 역시 작년 7월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하고, 연말이 돼서야 승인을 받았다. 보통 상장예비심사 기간이 두달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석달이나 지연된 셈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기술 평가가 더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평가 제도를 개선해 지난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개선된 평가 제도는 평가 대분류 항목을 기존 기술성 4개와 사업성 2개에서 기술성 3개와 사업성 3개로 조정했다. 평가 내용은 기존 26개에서 35개로 세분화됐다. 특히 기술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항목에 '진행정도'와 '신뢰성'이 신설됐고, 하나의 항목으로 묶여 있던 '자립도'와 '확장성'은 별도 항목으로 분리됐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초기 단계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인 기업이 아직 수익모델을 구축하지 못했다면 기술 평가가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우 매경닷컴 기자 case1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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