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24번 대책 무색` 작년 주택 매매가 `펄펄`…`행정수도 이슈` 세종 37.05%↑
입력 2021-01-05 13:34 
세종시 전경 [사진 = LH]

정부가 집값을 잡겠다며 쏟아낸 24번의 부동산 대책에도 지난해 전국 집값은 9년 만에 가장 많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셋값도 5년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지난 달 주택 매매·전세가격 모두 전달보다 크게 올라 새해 초까지 집값·전셋값 강세가 우려된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12월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달보다 0.90% 올랐다. 작년 연간으로는 5.36% 상승한 것으로, 이는 2011년(6.14%)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값이 7.57% 올라 가장 크게 뛰었고, 단독은 2.50%, 연립은 1.16% 각각 상승했다. 아파트는 9년 만에, 연립은 5년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반면, 단독은 전년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서울 집값은 지난해 2.67% 상승했다. 2018년(6.22%) 이후 최고치다. 노원구가 4.74%로 25개 구중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구로구 3.61%, 동대문구 3.59%, 강북구 3.49% 순으로 외곽 지역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에 비해 강남 3구(강남 0.59%·서초 0.81%·송파구 1.48%)의 상승률은 평균을 밑돌았다. 경기와 인천은 각각 9.14%, 6.81% 상승했다.
전국 광역시·도 기준 집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수도 이전 논란이 일었던 세종시로, 상승률이 무려 37.05%에 달했다. 이어 대전(13.99%), 울산(7.63%), 부산(5.90%), 대구(5.85%) 순으로 집계됐다.
전국의 주택 전셋값은 전년과 비교해 4.61% 상승했다. 이는 2015년(4.85%) 이후 5년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상반기까지 0.09∼0.28% 상승률을 유지하던 전국 전셋값은 새 임대차법이 추진된 7월 0.32%, 법이 본격 시행된 8월 0.44%로 각각 상승 폭이 커졌다. 이후에도 상승폭은 더욱 확대돼 9∼11월 0.53%, 0.47%, 0.66%에 이어 지난달 가장 높은 0.97%를 기록했다.
지난해 수도권 주택 전셋값(서울 3.66%·경기 6.70%·인천 6.64%)은 5.59% 올랐다. 광역시·도 주택 전셋값 상승률도 역시 세종(47.41%)이 1위를 차지했으며, 울산(11.97%), 대전(10.38%)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월세 상승률은 1.09%로 집계돼 부동산원이 월세 통계를 발표한 2015년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세종(13.45%), 울산(4.50%), 대전(2.44%), 경기(1.53%), 대구(1.18%), 인천(1.04%), 서울(0.99%) 순으로 집계됐다.
정부가 총 24번의 부동산 억제책을 내놨는데도 꿈쩍도 않는 매맷값·전셋값 우상향에 일각에선 정부 진단이 잘못됐다며 정책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자본 이득을 겨냥한 부동산의 취득, 보유, 처분을 모두 투기라고 한다면 모든 국민의 부동산 활동이 투기"라고 지적하며, "투기를 잡기 위해 내놓은 규제를 줄이고 계층별로 지원하되, 신도시 같은 대단위 개발이 아닌 도시재생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기 억제 대책들은 빠짐없이 조세 측면의 제재를 포함하지만, 시중 유동성이나 이자율, 지역별 수급, 소비자 선호의 변화 같은 요인들을 그대로 두고 세금만으로 주택가격을 잡기는 힘들다"면서 "투기 억제를 위해 도입한 수많은 과도한 규제와 세제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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