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강경화 `北 코로나 0` 의혹에 김여정 화냈는데…북한, 백신 요청
입력 2021-01-05 10:35  | 수정 2021-01-12 10:36

북한이 국제 협력체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요청해 이르면 올해 봄부터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4일(현지시간) 북한이 비정부기구인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에 코로나19 백신을 받기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는 보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가비는 저소득 국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지원하는 국제 단체다.
지난달 가비는 선진국이 공여한 자금으로 개발도상국에 백신을 공급하는 '코백스 선구매공약매커니즘'(COVAX AMC) 대상인 92개 저소득 국가 중 86개국이 백신 신청서를 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북한도 들어 있다.

이들 국가를 위해 코백스 측은 최소 13억회 투여분의 백신을 확보해 놨다.
올해 말까지 해당 국가들 인구의 20%까지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세계백신면역연합에 백신을 요청하는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복수의 관계자 말을 인용해 북한이 최근 몇 주 동안 유럽 국가 대사관들에 코로나19 백신 확보 방안을 문의했다고도 전했다. 북한은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국경을 사실상 봉쇄하는 등 강력한 방역 조치를 시행 중이다.
또한 북한은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번 백신 요청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북한의 '코로나 19 확진자' 0명이라는 주장은 신빙성이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혀 없다고 주장하지만 믿기 어렵다(hard to believe)"며 "국경을 빠르게 봉쇄한 나라에서도 바이러스가 들어가 퍼지곤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확진자 0명'이라는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에 다시 한번 의문을 제기했다.
강 장관은 5일 바레인에서 열린 국제안보포럼 '마나마 대화'에서도 "북한은 여전히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없다지만 믿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여정 제1부부장은 사흘 뒤인 8일 담화문에서 "앞뒤 계산도 없이 망언을 쏟는 것을 보면 얼어붙은 북남관계에 더더욱 스산한 냉기를 불어오고 싶어 몸살을 앓는 모양"이라고 비난했다.
김여정은 그러면서 "정확히 들었으니 우리는 두고두고 기억할 것이고 아마다 정확히 계산돼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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