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긴급 진단] 위기의 개성공단 "우리가 무슨 죄…"
입력 2009-06-29 09:36  | 수정 2009-06-29 11:11
【 앵커멘트 】
남북 관계의 경색국면이 지속됨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저희 MBN은 위기의 개성공단, 남북경협 사업에 대해 집중 진단하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먼저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고충을 윤호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여성 속옷과 아동복을 만드는 중소기업입니다.

이 업체는 지난 2006년 개성공단 입주를 결심하고 그 이듬해 공장부지를 분양받았습니다.

새로 공장을 짓는데 50억 원의 목돈이 필요했지만, 국내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한 저렴한 인건비가 매력적이었습니다.

중국이나 베트남에 공장을 짓는 것보다 운송과 물류비용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인터뷰 : 이희건 / 나인 대표
- "이상적인 제조환경으로 저희가 생각했던 거죠. 그래서 저희는 그야말로 꿈에 부풀어서 그 당시에는 '로또에 당첨됐다'할 정도로 그런 얘기까지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부푼 꿈은 이내 절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최근 남북 관계 경색 국면이 지속되면서 거래처가 주문을 절반 넘게 줄였습니다.

매달 보는 손실만 5천만 원 정도, 개성공단 입주 이후 1년 만에 피해액만도 10억 원에 달합니다.

▶ 인터뷰 : 이희건 / 나인 대표
- "작년 10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남북 관계 경색으로 인해서 우리 거래처들이 일단 이탈하다 보니까 지난주부터 일부 40% 정도는 조업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 스탠딩 : 윤호진 / 기자
- "개성공단 입주를 앞두고 국내에 있던 생산설비를 모두 개성으로 옮긴 업체들은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 마포에서 23년 동안 장갑을 만들어 온 중소기업입니다.

지난해 8월 개성에 공장을 지으면서 서울에 있는 공장은 문을 닫았습니다.

개성에서 제품을 100% 생산하려 했지만, 북측이 일 할 사람조차 제대로 보내지 않아 생산량은 오히려 4분의 1로 줄었습니다.

▶ 인터뷰 : 윤병덕 / 범양글러브 대표
- "이번처럼 손발이 다 묶이고, 어떻게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 하고 주변 환경에 끌려들어 가는 이렇게 답답한 상황을 맞이하긴 처음입니다."

남측과 북측의 정치 논리 속에 사면초가에 몰린 개성 입주기업들.

제대로 기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염원하다, 이제는 절망감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는 않고 있습니다.

MBN뉴스 윤호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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